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이 미국이 한층 강경한 외교에 나서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4일 '국무장관 교체, 미국 세계에 더 강경해지나'라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이미 대외적으로 강경한 트럼프 정부가 어디까지 갈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는 틸러스 장관의 해임이 예상된 일이었지만 갑작스러운 결정에 충격파가 크다며 트럼프 정부의 잇따른 인사는 내부적으로 갈등을 해결할 능력이나 의지가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결국 미국의 대외정책 운용과 소통에 있어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틸러스 장관이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를 주장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는 등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된 상태였고 이에 해임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해당 소식을 전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 핵협정 등을 놓고 틸러슨과 이견이 있었다"며 주요 외교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를 이번 결정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외교 행보의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충분히 강경한 트럼프 정부는 유연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최근 미국의 외교적 행보는 이미 지극히 일반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북미관계를 예로 들어 마치 일촉즉발의 한계에 도달한 듯 하더니 최근에 갑자기 정상회담을 결정하는 등 미국의 행보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떠난 사람들이 새로운 인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사실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환구시보는 "이 시점에 틸러슨이 떠나고 마이크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을 맡으면 브레이크가 사라지고 오히려 엑셀레이터가 생긴 셈"이라고 우려했다.
틸러슨 장관의 경질이 미·중 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 판단하면서도 경계했다. 신문은 "틸러슨은 미국의 대(對)중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인사가 아니므로 양국 관계가 크게 변하지 않으리라 본다"면서도 "폼페이오라는 갖는 또 다른 의미가 무엇인지 등 변수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폼페이오가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라는 사실을 의식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의 스파이 활동을 지적하고 의식하는 만큼 위치상으로 그는 중국의 '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국무장관에 오른 후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중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환이 있어야 미국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했음을 알렸다.
이번 인사는 북핵 해결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4월)과 북미 정상회담(5월) 개최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상당한 파장이 우려된다. 폼페이오 새 국무장관 지명자는 미국 행정부 내 대표적 강경파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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