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에서 북·미 정상회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발표가 잇따르면서 트럼프의 일방통행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결정은 내가 했다”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에 관한 얘기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14개월 임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말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강행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수락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을 발표한 것은 모두 독단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성공한 사업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를 기업처럼 운영하면서, 자신의 배짱과 운을 믿고 전문가들의 면밀한 분석과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CNN도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을 경질한 것은 자신의 "충동적 직관에 따라 마음껏 결정을 내리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권력 게임"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메시지 전달 전략에서 내각 운영까지 모든 것을 직접 관리하려 하면서 백악관의 의사 결정과 검증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한 결정을 막아줄 참모들의 엑소더스도 가속화되고 있다.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반발해 사임을 발표했다.
외교 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던 틸러슨 국무장관은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굴욕적인 해고 통지를 받았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상회담 수락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까지 긴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해 둘 사이 소통 부재 문제가 다시 불거진 바 있다.
틸러슨 장관의 경질은 백악관 참모들의 추가 물갈이를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고 외신들은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안보관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 동안 맥매스터의 경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티코는 맥매스터의 후임으로 포드 자동차의 스티븐 비건 부회장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밖에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존 켈리 비서실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설을 빚은 만큼 운명을 낙관할 수 없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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