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대 상권에 자리잡은 맥도날드 강남역 점포가 문을 닫았다. 한국맥도날드는 주요 상권 점포를 정리해 ‘사업권 매각’에 힘쓸 방침이다.
14일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이 회사는 건물 리모델링 문제로 1999년부터 운영해온 강남역 매장을 폐점했다. 이 매장은 강남역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강남대로변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매장 위층에는 롯데시네마, 바로 옆에는 CGV가 있어 유동인구도 많아 강남역 일대에서 ‘만남의 장소’로 꼽혔다.
강남역 매장 외에도 맥도날드의 주요 점포들 중에는 이달 말 폐점 예정이거나 이미 문 닫은 곳이 상당수 있다. 대학가 핵심 상권에 자리한 신촌점은 이달 중 폐점을 예고해 20년 만에 사라질 상황이다. 서울 사당역, 서울대입구, 부산서면, 청량리 등 여타 주요 상권 매장도 없어진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 부담 등이 폐점의 원인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업권 매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맥도날드는 2016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불발됐다. 당시 적자 수준이었던 한국맥도날드의 재정 상태에 비해 5000억원이라는 매각액은 다소 비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의 연간 매출액은 2013년 1269억원에서 2014년 1196억원, 2015년 1051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 62억원에서 2014년 45억원, 2015년 2억원으로 급락했다.
사업권 매각이 무산되자, 한국맥도날드는 2016년 10월 공정위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 취소했다. 매각 작업을 완료할 때까지 더 이상 새로운 가맹점을 모집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보공개서 등록이 취소된 가맹본부는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점사업자를 모집할 수 없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강남역 매장은 건물 자체 리모델링 문제라, 임대료 부담이 큰 다른 매장과는 다른 케이스”라면서도 “이 매장의 재개장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일이 지금은 잠시 보류됐지만, 계속할 것이라 현재로선 가맹점 모집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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