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의 시시각각(時時刻刻)] 한반도 운전자론이 몰고 온 동북아 국제관계

김진호 아주경제 아세아중국연구소장·단국대 교수

동북아 국제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이 동북아 국제관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며 동북아 관련 국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권력 강화도 한국의 미투 운동도 국제뉴스도 북미회담이란 세계적 뉴스에 묻혀버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특사단에게 ‘중대 뉴스’를 즉시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발표하라고 했고, 그 후 트위터는 물론 회의에서도 직접 자신의 대북정책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기 전인대를 진행 중인 국가권력 ‘핵심’ 시 주석도 한국의 정의용 특사를 접견하며 그에 대한 관심을 표시했다. 사학스캔들 관련 문서 조작으로 곤경에 처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한국 특사단을 만났고, 18일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특사단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동북아 4강을 포함한 전 세계가 동북아 정세 안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화답하면서 동북아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이것이 북핵 문제의 확실한 해결과 한반도 완전한 평화로 이어질지는 현재 판단할 수 없지만, 문재인 정부의 신중한 전략과 박빙여리 모습으로 추진되고 있는 진정하고 겸손한 외교행위에 세계 지도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독일에서 발표한 한반도 정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고, 관련자들이 노심초사하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북한의 과거 행태를 보면 북한의 진정성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현재 한반도 정세에서 지금과 같은 성과는 칭찬할만하다. 정권이 바뀌며 분열된 국론이 바로 수습될 수는 없을 것이고, 정부가 하는 정책을 모든 국민이 지지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에 갖은 고비를 넘기며 형성된 바람을 맞대고 서있는 등불이 등대가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을 더해주는 것은 어떨까.

한·미 동맹으로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미국도 여러 이견 속에서 북·미회담을 준비하고 있고, 중국·러시아·일본 등 전 세계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언론이 여기에 주목하는 건 세계인들이 북핵문제 해결을 통한 한반도 평화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일 것이다.

나라 잃은 우리민족이 독립운동을 하며 갖은 노력을 해왔고, 민족 간 전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피땀 흘린 노력으로 재건에 성공한 우리에게 평화와 발전은 국가 안보와 같이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의 안보와 한반도 평화와 발전에는 진보와 보수, 친미와 친중의 구분이 없어야 한다.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과 같이, 올림픽보다 유치하기 어려운 '세기의 회담'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모여져야 한다. 회담이 순조롭게 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의 환경이 만들어져 우리와 자손들이 평화롭고 미래가 있는 시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그리고 이 회담이 옳은 방향으로 발전해 국가를 사랑하는 모든 한국인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국론을 합칠 때다.

태풍의 눈과 같았던 동북아 대립은 빙판과 눈 위에서 발휘된 올림픽 스포츠정신의 평창올림픽을 통해 세계에 한반도의 대립 속 화합의 모습으로 비쳐졌다.  현재 준비 중인 남북 정상회담과 이와 연계될 북·미회담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뛰어넘는 세계의 이슈가 되고 있기에 우리가 더 관심을 갖고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동북아 분쟁 해결의 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북·미정상 만남과 세계 지도자들의 이에 대한 관심은 한반도 평화 구현 과정의 시작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반드시 대한민국의 지분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 과거와 같이 한반도의 운명이 강대국들에 의해 다시 좌우돼서는 안 된다.

당초 한반도 운전자론이라는 주장이 나왔을 때 이를 관심 있게 보며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 국가들은 별로 없었다. 단지 이 구상에 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동북아 국제 관계 대립에 하나의 방안이라고만 보았을 뿐이다.

또한, 한반도 운전자론이 나온 후 이것이 가능할지에 대해 한국 내 여론뿐만 아니라 세계 여론도 많이 의아해 했던 게 사실이다. 이것으로 어떻게 북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강대국이 한국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많이 부정적으로 봤다.  게다가 북한이 한국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북핵 문제에 대한 어떠한 해답을 내놓을지도 모르는 상태였고, 북한의 신뢰성을 미국이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에서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이 정책이 세계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과 같이 세계 강대국들을 한반도에 집중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올림픽 경기에서 한국을 위해 응원한 것처럼 응원의 힘으로 세계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지지하게 응원하게 하는 것은 어떨까!

꿈과 의지가 있으면 하늘이 그들을 돕는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노인의 믿음과 노력으로 하늘이 노인 집 앞을 가리던 산을 옮겨주었다는 이야기)’의 교훈처럼 모두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을 꿈꾸며 국론을 모아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세기의 회담인 북미회담을 응원하자! 세계 지도자들 마음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와 발전의 꿈이 마음에 가득하도록 손 모아 기도하자! 전 세계 사람들을 향하여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의 소중함을 큰 함성으로 외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