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자존심' 정현(26위)이 맞붙게 될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현은 1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인디언 웰스에서 펼쳐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 오픈 대회 단식 16강전에서 파블로 쿠에바스(34위·우루과이)를 2-0(6-1 6-3)으로 제압, 8강에 안착했다.
이날 페더러 역시 16강전에서 제러미 샤르디(100위·프랑스)에 2-0(7-5 6-4)으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로저 페더러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며, 명실상부한 '테니스 황제'로도 불린다. 페더러는 1998년 프로로 데뷔한 이래 메이저 대회(영국 오픈·프랑스 오픈·호주 오픈·US 오픈) 2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메이저 대회에서 20회 우승한 선수는 페더러가 유일하며, 이는 2위인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의 16회와도 4회나 차이가 난다. 또 페더러는 237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페더러는 황제라는 별명에 걸맞게 '올 라운드 플레이(All Round Play)'의 정석을 선보이는 선수다.
강한 서브를 내리 꽃고 네트 앞으로 대시하는 '서브 & 발리(Serve & Volley)' 스타일은 물론, 베이스라인을 중심으로 스트로크 플레이를 펼치는 '베이스라이너(Baseliner)' 스타일을 모두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특별한 결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경기 운용도 완벽하다.
특히 페더러의 '한손 백핸드 샷(One Hand Backhand Shot)'은 그만의 전매특허다. 그는 이를 상대가 리턴하기 어려운 사각 지대에 종종 위닝 샷으로 활용한다.
이 같은 무적의 페더러지만 그에게도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바로 클레이 코트의 프랑스 오픈에서 단 1번 밖에 우승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클레이 코트는 공의 바운드가 낮아 코트 곳곳을 누비는 엄청난 체력을 필수로 한다. 때문에 같은 시대 '체력왕' 라파엘 나달은 이 클레이 코트에서 무적에 가까운 존재였고, 프랑스 오픈에서도 무려 10회나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즉 나달이 너무 뛰어난 클레이 코트 플레이어였을 뿐, 페더러가 결코 클레이 코트에서 약하지는 않았다는 평도 종종 나온다. 페더러도 프랑스 오픈에서 4번이나 준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황제인 페더러에게 1회 우승(?)은 다소 초라해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번 파리바 오픈에서 정현과 페더러는 진검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현은 지난 1월 호주 오픈 4강에서 페더러와 처음 상대했으나 발바닥 부상으로 인해 2세트 도중 기권한 바 있다.
정현과 페더러의 남자 단식 8강은 오는 16일 열린다. 이날 경기부터는 스카이스포츠가 중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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