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의 심기가 갈수록 불편해지고 있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금융당국과의 마찰이 길어지면서 피로감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채용비리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하나금융과 kb금융 임직원들의 경우, 그 강도가 더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칼날을 겨누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은 새로운 의혹이 불거졌고, KB금융은 회장 자택까지 압수수색 당한 상태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은 현재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김정태 회장 조카와 동생이 특혜 채용됐다는 새로운 논란이 제기됐다. 하지만 은행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당국과의 갈등에 대해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의 경우 연임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물러나는 수준이 아니라 법적 처벌까지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노조와 당국의 맹공에도 강하게 응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나은행 지점 한 관계자는 "당국과 하나금융과 관련된 이슈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나오면서 직원들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회사 전체가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KB금융지주에서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아직 검찰 조사 중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잘못한 게 있으면 혼이 나는 게 맞다"면서도 "비리의혹으로 일반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이미지가 실추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금융권 전체적으로도 당국과 금융지주의 대립을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의 중요성을 알지 못해 금융지주사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면서도 "금융권에 생각보다 깊이 박혀 있는 잘못된 관행들을 이번 기회에 바로잡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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