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막 세차를 끝낸 차에 누군가 흙 묻은 발자국을 잔뜩 남겨놓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서울 방배동에 살고 있는 료(Ryo) 씨는 며칠 전 외출을 하려 주차해 놓은 차에 갔다가 웃지 못할 광경을 마주하게 됐다.
자신의 차 보닛에 선명하게 찍힌 길고양이 발자국.
봄이 내린(?) Ryo 씨의 차 |
하필 그날 차의 유리막 코팅과 광택 작업을 했던 터라 료 씨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앞뒤 양옆, 유리며 문을 가리지 않고 온통 발자국으로 도배가 된 상황.
이쯤 되면 화부터 날 상황이지만 화는커녕 료 씨는 차에 '봄이 내린' 횡제를 했다며 기쁜 마음으로 기념사진까지 남겼다.
첫째 고양이 '알사탕' 나날이 예뻐지는 취미가 있다고. |
길고양이들도 맘씨 좋은 캣오빠 차는 알아보는 게 아닐까.
어렸을 때부터 고양이와 늘 가까이했다는 료 씨.
자신의 집을 길고양이들은 밥도 먹고 추위도 피할 수 있는 '아지트' 쯤으로 여겼다는데.
둘째 고양이 '토토' 먹고 자고 사고치는 사고뭉치다. |
현재는 알사탕과 토토의 집사다.
첫째 '알사탕'의 외모에 홀려 스스로 노예가 되길 자처했다며 알사탕의 미모 자랑이 끊이질 않았다.
둘째 토토는 먼치킨과 벵갈이 믹스된 '제네타'로 로켓 무늬가 들어가 귀한 녀석인데 스스로도 본인이 귀한 걸 아는지 건방이 하늘을 찌른단다.
토토의 특기는 렉걸리기!
료 씨는 "하필 차 광택을 내고 온 날 고양이 발자국이 잔뜩 찍혀 있어 당황스러웠지만 요새 안 보여 걱정했는데 안심이라는 생각이 먼저였다"며 "유난히 추웠던 올겨울을 길에서 무사히 버텨준 녀석들이 고맙다. 아이들이 따뜻한 봄을 맞이했음 좋겠다"고 말했다.
기스는 전혀 내지 않고 예쁜 발자국만 콩콩 찍어놔서 기특하기까지 하다는 료 씨.
어쩌면 길고양이들은 겨울 내 자신들 때문에 노심초사했던 마음씨 좋은 캣오빠에게 제일 먼저 봄을 선물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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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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