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들이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장악했다.
정협 상무위원 중 조선족 출신은 2명으로 늘어 목소리를 좀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시진핑 집권 2기로 접어든 뒤 처음 열린 정협이 15일 폐막했다. 정협은 공산당의 정책 결정에 앞서 의견을 수렴하는 중국 내 최고 정책자문 회의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왕양(汪洋) 신임 정협 주석은 시 주석에 대한 충성과 장기 집권 수단으로 변질된 헌법 수호를 강조했다.
그는 "정협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공산당의 권위와 영도를 옹호해야 한다"며 "헌법수정안 통과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을 보장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폐막 연설 내용을 반영하듯 이번 정협을 거치며 시 주석의 측근들이 요직을 꿰찼다.
시진핑 1기 체제에서 경제담당 부총리를 지낸 왕양은 전날 정협위원 2144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정협 주석에 올랐다.
또 샤바오룽(夏寶龍) 전 저장성 서기가 정협 내 2인자인 비서장 겸 부주석을 맡게 됐다.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 시절 부서기를 지낸 인물이다.
24명의 정협 부주석단 중 14명이 교체됐는데 샤바오룽과 더불어 류치바오(劉奇보) 전 중앙선전부 부장,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 시진핑 1기에서 활약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시 주석 측근들은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중 정협을 먼저 장악한 데 이어 전인대 접수까지 예약한 상황이다.
이미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인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차기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내정돼 있다.
시 주석이 당과 국무원, 전인대, 정협 등 주요 국가기구를 모두 통제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다.
한편 300명 규모의 정협 상무위원 중 조선족 출신이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됐다. 전철수(全哲洙) 전 통일전선부 부부장(차관)에 이어 리용희(李龍熙) 지린성 정협 부주석이 상무위원단에 진입했다.
하지만 중앙 정치무대에서 조선족 출신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 인민해방군 상장(대장)을 거쳐 정협 부주석까지 올랐던 고(故) 조남기 장군이 사망한 이후 최고위직이었던 전철수 정협 상무위원이 지난해 통전부 부부장에서 해임됐다"며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중앙 정계에서 조선족 출신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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