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
16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이사회는 전날 정기주주총회 때 올릴 정성립 사장 연임건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미뤘다. 2017년 재무제표안만 확정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정성립 사장의 임기가 오는 5월 만료되기 때문에 (이사회가) 아직 시간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난주 열린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에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이번 주총에서 조기 확정하는 데 불편함을 드러냈고, 이에 연임이 보류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남 김해시을 지역구 국회의원 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인 김경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도 차기 대우조선사장 후보들을 추려내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립 사장의 연임이 물거품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관련업계에선 여전히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양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성립 사장을 앉힌 것 아니냐"면서 "회사 재무상황이 어느 정도 정상화에 진입한 데다, 같이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적격자여서 내보낼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정 사장 대신 대우조선 사장으로 올 만한 인물이 없는 것도 문제다"며 "그렇다고 내부에서 사장 승진을 시키기에는 정 사장처럼 구조조정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정성립 사장은 1972년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우조선해양 1·2대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2013년에는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총괄사장을 맡은 대표적인 조선 전문가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연이은 수주로 회생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이런 흐름을 유지할 인사를 찾을 것이다"며 "정 사장의 임기가 5월 말까지인 만큼, 그 이전에 적절한 인선이 이뤄지면 임시주총을 열어 차기 사장을 선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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