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요 20개국(G20)과 뭉쳐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키면 자국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무역 보복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오는 19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서 미·중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무부 한 고위 관료가 G20 재무장관 회의는 미국이 우방국과 힘을 합쳐 중국의 불공정한 보조금·투자 정책에 대항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비공개적으로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다른 G20 국가들과 손잡고 중국에 공동 대응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 관료는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다른 주요국이 중국의 철강·알루미늄 과잉생산이 초래한 문제를 이미 잘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또 이 관료는 각국이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보조금과 외국인 투자 정책도 문제 삼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 국가안보와 금융 안정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인만큼 중국에 대항해 다른 국가와 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 관료는 미국이 최근 발표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가 대중국 무역 압박 노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전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면제 대상국과 절차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EU 관료들은 조만간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EU를 비롯한 각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거센 대중 무역압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1000억 달러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라고 요구하고, 중국을 포함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폭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중국의 미국기업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3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6일자 사평에서 “미국이 무역 동맹연대를 만들어 중국과의 대립 구도를 만들길 원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친 생각(狂想)’이라고 비판했다.
사평은 그러면서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탈퇴하는 등 거의 모든 무역협정을 뒤집었고, 백악관은 하루하루 이기적으로 주판알을 튕겨 전 세계가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규탄하고 있는데 무슨 능력으로 다른 국가와 함께 중국에 대항할 것이냐"고도 반문했다.
사평은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키면 강력히 보복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중국산 제품 관세부과에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주요 '표밭'인 농업·철강산업이 몰려있는 지역을 겨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 언론들이 미국 농산품 안전 위험을 대대적 보도한다면 미국산 콩·옥수수·소고기 등이 모두 중국 수출에 어려움 겪을 것"이며 "이러한 영향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구체적인 보복방식도 거론했다.
미국의 무역공세에 중국이 이미 미국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미국 국채를 줄이는 등 실제 보복행동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전달 대비 100억 달러 줄어든 1조1700억 달러(1253조원)다. 이로써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동안 시장은 미국의 무역공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줄이거나 중단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거 팔아치우면 금융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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