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 CK허치슨홀딩스 회장, 경연일선에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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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기자
입력 2018-03-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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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고부호 리카싱. 사진=EPA연합뉴스]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89) CK허치슨홀딩스(長江和記實業) 회장이 현직에서 은퇴하기로 했다.

16일 블룸버그 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리 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회견 직후 성명을 내고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기로 최근 결심했다고 밝힌 뒤 장남인 빅터 리(李澤鉅·53)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리 회장은 "지난 세월 동안 주주들에게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어 기뻤다"며 "이는 저의 가장 큰 영예이며, 저를 사랑하고 지지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오는 5월 주주총회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고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이사회 요청에 따라 고문직을 맡아 그룹의 중대 사안에 의견을 제시하고 자신의 자선사업 단체인 KS-LK 재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고문료로는 연간 5000홍콩달러(약 68만원)만을 받을 예정인데, 그는 최고경영자(CEO)로서도 5000홍콩달러의 월급만을 받아왔다.

중국 광둥(廣東)성 태생인 리카싱은 12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에 와서 1950년 플라스틱 조화를 제조하는 청쿵공업을 창업했다. 리 회장은 1960년대 말 중국 문화대혁명의 불안이 홍콩까지 번졌을 때 기회를 잡아 자신의 회사 청쿵을 통해 부동산을 사기 시작했다.

그가 사들인 부동산마다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에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항만, 통신, 소매, 부동산, 에너지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해 아시아 최대의 재벌 그룹 중 하나를 건설했다.

리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이 1980년대 초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후 중국에 처음 진출한 외국 기업인 중 하나다. 덩샤오핑(鄧小平)과 가까웠으며 뒤를 이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현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주석과는 관계가 긴밀하지 않다는 소문이 돈다. 그는 2011년 중국에서 부동산 자산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이후 호주와 캐나다, 영국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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