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임이 확정된 백복인 KT&G 사장 [사진=아주경제 DB]
KT&G는 지난 16일 대전 KT&G 인재개발원에서 제31기 주주총회를 열고 백복인 사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IBK기업은행의 반대가 거셌으나 주주들의 신임 속에 백 사장은 2021년까지 3년간 다시 KT&G를 이끌게 됐다.
다만 연임에 성공했으나 풀어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백 사장의 사장 선거 과정과 분식회계 의혹을 해소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게 필요하다. 연초부터 바닥친 실적도 회복하고 궐련형 전자담배 후발주자인 릴의 입지도 확보해야 한다.
백복인 사장은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공채 출신 첫 CEO로 26년 동안 전략, 마케팅, 글로벌, 생산·R&D 등의 업무를 해왔다. 다양한 분야의 현장 경험은 물론 기획력과 업무 추진력을 강점으로 평가받았다.
백 사장의 2기 KT&G호가 출범했으나 헤쳐나가야 할 난관은 있다. 먼저 백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 기업은행은 KT&G 사장 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지난달 백 사장을 이틀만에 단독후보로 확정한 선거 과정과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과정에서의 분식회계 의혹을 문제삼았다. 금융감독원은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트리삭티 인수과정에 대한 이중 장부 및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로 백 사장의 잘못이 드러나면 백 사장은 물론 회사에 미치는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연초부터 급감한 실적을 회복하는 것도 백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올해 1월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66억원, 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3%, 37.1%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담배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 담배의 경우 매출액이 1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하락했는데 이중 국내 담배와 수출 담배 매출이 각각 20.5%, 66.6%나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화 강세 등으로 불리해진 수출 환경에서 해외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작년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선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후발주자인 '릴'이 과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느냐도 '2기 백복인호'를 둘러싼 관심거리다. KT&G는 지난해 11월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출시했다. 그보다 앞서 필립모리스는 같은해 6월 아이코스를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담배시장에서 아이코스 점유율은 2.5% 수준이며 서울 지역에선 5%를 넘어섰다. 아이코스는 주로 30대 남성층에서 인기가 높아 앞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20% 이상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KT&G는 릴의 판매망을 전국망으로 확대하며 아이코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백 사장 역시 "최근 릴의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으며 다음 세대의 전자담배에 대해서도 연구 계획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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