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업계에서는 이를 기념해 이 부회장이 ‘제3의 창업’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혁신 작업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19일 “아직 별다른 행사 예정은 없다”며 “계열사별로 선대회장의 창업 의미를 새기는 정도의 조용한 날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창립 80주년 다음날(23일) 열리는 삼성전자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 분할 등 삼성의 변화를 알리는 주요 안건이 이날 주총에서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상훈 경영지원실장(CFO·사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선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해왔다.
이사회 멤버도 기존 9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에서 11명(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늘어난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어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병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진의 구성을 다양화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주총에선 삼성전자 설립 이래 처음으로 '주식 액면분할' 안건이 처리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31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 시행을 결의한 바 있다. 쉽게 말해 액면가 5000원을 100원짜리로 잘게 쪼갠다는 뜻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은 가격이 너무 비싸 ‘황제주’로 불리며 일반 국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로 전환하면서 책임경영과 투명성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며 “이 같은 변화는 삼성의 또 다른 도약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22일과 23일 어느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계열사 한 임원은 "이 부회장의 향후 일정이 확정된 게 전혀 없다"면서 "최근 분위기라면 이번 달에도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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