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행하는 가상화폐인 페트로(Petro)의 미국 내 거래와 사용을 금지 조치했다고 CNBC,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활용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명령은 즉시 발효됐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직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독재집권 등을 비난하면서 국가 부채 발행 금지 등 금융 제재를 내렸다. 베네수엘라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2600%를 넘어서는 등 경제에 타격을 받자 경제 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자체 가상화폐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페트로는 석유, 가스, 금, 다이아몬드 등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천연자원의 매장량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페트로의 최초 판매 단가도 자국산 원유 1배럴 가격 기준인 60달러로 책정했다.
화폐 유통이 정상화될 경우 상당 규모의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베네수엘라 정부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이 페트로 매매가 금융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 만큼 페트로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 등 외신은 지적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인 전·현직 베네수엘라 관료 4명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과의 사업 거래를 금지 조치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을 높이기 위해 오는 5월 열리는 베네수엘라 대선을 앞두고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 수출을 제한하는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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