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가 19일(현지시간) 6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사상 최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었다.
베트남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VN지수는 엿새 연속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19일 전일비 0.79% 상승한 1159.22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2007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170포인트까지 약 1% 상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20일에도 닛케이와 코스피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데 반해, VN지수는 오전장 기준 전일비 0.4% 오른 1163.68을 가리키며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지수 상승폭은 여타 증시와 비교해 단연 두드러진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VN지수는 연초부터 19일까지 18% 뛰어올랐다. 동기간 필리핀 증시의 PSE종합지수는 5.5% 떨어졌고 인도네시아 증시의 자카르타종합지수(JCI)도 1.4% 내렸다. S&P500지수는 연초 대비 1.47% 상승에 그쳤으며 코스피는 보합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트럼프발 무역전쟁 우려 등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지만 베트남 증시는 거시경제 지표 호조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의 성장률이 올해 7%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국영 회사의 민영화 등 경제 개혁이 속도를 내면서 과거 고도 성장기의 중국을 떠올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투자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베트남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첫 두 달 동안 외국인은 베트남 주식을 총 5억7300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다만 증시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주식 밸류에이션도 상당히 높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VN지수 편입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0배에 달해 여타 신흥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소비자심리 개선, 내수시장 확대, 수출 성장세가 기업 순익을 떠받치면서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전문가들은 베트남 상장 기업들의 순익이 올해에만 20~25% 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올해 말 VN지수가 1210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훨씬 더 낙관적이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사이공증권의 응웬 테 밍 선임 애널리스트는 VN지수가 연말에 1300포인트를 가리킬 것으로 보았다. 롱비엣증권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VN지수가 올해에만 67% 뛰면서 연말에 1640포인트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BIDV 증권 JSC는 현지 매체 베트남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심리가 낙관적이라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유동성이 꾸준히 공급되지 않으면서 흐름이 흐트러지기 시작할 위험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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