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전국에서 신규 아파트 10만5000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입주 물량의 절반 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경기 화성 동탄2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에 따른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등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6월 전국에 입주 예정인 신규 아파트는 지난해 동기 대비 12.6% 증가한 10만5121가구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수도권 입주 물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1% 증가한 5만4323가구로 집계됐다.
4월 구리 갈매 1196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화성 동탄2(1825가구) 등 1만4723가구가 입주한다. 5월에는 일산 고양(1802가구)과 서울 답십리동(1009가구) 등 1만5594가구, 6월에는 용인 남사(6725가구)와 광주 오포(1601가구) 등 2만4006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반면, 지방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5만798가구로 작년보다 9.1%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4월 부산 남구(1488가구) 등 1만5837가구, 5월 천안 동남(2144가구) 등 1만5585가구, 6월 강원 원주(1243가구) 등 1만9376가구가 줄줄이 입주한다.
주택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60㎡ 이하는 2만5724가구, 전용 60~85㎡가 6만7009가구, 전용 85㎡ 초과는 1만2388가구로,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이 전체의 88.2%를 차지했다.
이처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경기 화성과 시흥, 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과 대출을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속출하는 모습이다. 이미 역전세난은 현실화한 단계다.
실제 경기 동탄신도시 인근 화성 병점동 ‘한신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가 2016년 1억93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으나, 올해 들어 1억85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2년전 세입자의 전세 만기가 돌아와 새로운 세입자를 받게 될 시 떨어진 전세가격을 고려해 2000만원 이상을 집주인이 따로 준비해야 하는 셈이다.
경기 용인시 역북동 ‘금강아파트’ 전용 84㎡ 역시 2016년 전세가격이 2억4000만원 수준이지만, 최근 매매가격은 2억2500만원으로 떨어졌다. 전세시세(1억6000만원)를 고려할 때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 깡통전세 대란이 일어날 우려가 충분하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요진서촌마을아파트’ 전용 59㎡도 2016년 전세가격인 1억6000만원보다 1000만원 하락한 1억5000만원에 최근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시세(2억원)보다 반 년 새 매매가격이 5000만원 가량 하락하면서 깡통전세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부 수도권과 지방 등에 최근 2~3년간 과잉 공급된 아파트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줄줄이 입주를 시작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깡통전세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미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은 현실이 됐고 이제 깡통전세 우려가 일부 수도권에 확산되고 있다”면서 “입주물량이 증가하자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추락하면서 집주인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