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78차례 외친 시진핑, 애국주의·체제결속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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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03-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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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양회 폐막 연설서 "나는 인민의 머슴" 강조

  • 헌법 삽입된 '시진핑 사상' 스스로 언급하기도

  • 서방 향해 "중국은 하나, 분열행위 말라" 경고

[사진=신화사]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8일간의 장정을 끝내고 폐막했다.

이번 양회를 통해 장기 집권의 길을 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애국주의를 강조하며 체제 결속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은 20일 오전 전인대 폐막식에서 40분 가량 연설을 하며 중국인을 지칭하는 '인민'을 78차례나 외쳤다.

시 주석은 "나는 조국에 충성하고 인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이며 인민의 감독을 받을 것"이라며 "모든 국가기관 공직자들도 인민을 마음속 가장 높은 지위에 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수천년간 중국이 이룬 성취와 극복해 낸 고난들을 거론하며 "인민은 역사의 창조자이며 진정한 영웅"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도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견지해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룰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기존에 헌법에 삽입돼 있던 마르크스 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외에 이번 양회에서 개헌을 거쳐 삽입된 과학발전관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재강조했다.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언급할 때는 자신의 이름을 빼고 읽었다.

이날 연설의 전반부는 장기 집권 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공정한 법 집행과 안정적 경제발전, 빈곤·오염 퇴치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줄곧 피력했다.

후반부는 국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로 구성됐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여행법'에 서명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든 데 대해 "조국의 완전한 통일은 모든 중화 자녀의 희망이며 중화민족의 근본 이익이 여기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은 어떠한 국가 분열 행위도 굴복시킬 능력이 있다"며 "조국의 한 치 영토도 중국에서 분리될 수 없고 분리될 가능성도 없다"고 못박았다.

다만 "양안관계의 평화로운 발전과 경제·문화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며 "홍콩과 마카오의 자치도 지속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서방의 중국 위협론에 대해 "중국은 타국의 희생과 대가로 발전을 꾀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패권국가를 칭하지도 확장을 도모하지도 않겠다"고 반박했다.

시 주석의 연설 도중 장내에서 18차례 박수가 터져나왔고 연설이 끝나자 1분간 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전인대 폐막에 앞서 정부 업무보고 초안, 국가감찰법 초안, 올해 예산안, 전인대 상무위원회 업무보고 초안, 최고인민법원 업무보고 초안, 최고인민검찰원 업무보고 초안 등이 차례로 통과됐다.

리잔수(栗戰書)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폐막을 선언하며 "시 주석이 국가주석와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된 것은 13억 인민의 공통된 바람"이라며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끌 영도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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