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구속영장 청구 ‘국민 여론’이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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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3-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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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대 뇌물죄, 직권남용,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20여개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애초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려던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21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애초 MB를 불구속 수사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의혹이 터져나오자 구속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언론과 여론의 힘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불구속 수사를 추진했던 배경은 부담감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통령까지 사법처리를 앞두자 일각에서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박상기 법무부장관도 처음에는 ‘인권 문제’를 강조하면서 불구속수사 원칙을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여러 혐의가 포착된 데다 부인인 김윤옥 여사도 명품가방과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추가되면서 구속영장 청구 쪽으로 기울었다.

여기에 형평성 문제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여론조사결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TBS 의뢰를 받아 전국 성인남녀 50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7.5%, ‘반대한다’는 의견이 26.8%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구속에 찬성한 것이다.

죄질도 나쁘다. 검찰이 청구한 영장은 A4지 207쪽 분량으로, 6개의 죄명에 10여개의 범죄혐의가 적혀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횡령액수는 350억원, 조세 포탈액은 30억원에 이른다.

또 부인인 김 여사는 다스 법인 카드를 사용하고 김성우 당시 다스 사장을 통해 회사 명의의 고급 승용차를 이용했다.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재미 여성 사업가로부터 명품 가방과 미화 3만 달러를 받았다가 금품을 주고 이를 무마했다는 증언도 나온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능적인 수법으로 거액의 비리를 일으킨 이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를 일으킨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죄질이 나쁘다는 지적도 많다.

여기에 4대강 비리 및 자원외교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범죄 혐의도 늘어날 수 있다.

김어준은 지난 14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거론중인 횡령 및 조세포탈 액수에 대해 “용돈 수준이다. 공과금이나 차비 같은 느낌”이라며 “실제 이 분(이명박)이 배부르게 느끼는 것들은 해외에 다 있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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