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에 영입된 배현진 전 MBC 앵커가 자신이 '홍준표 키즈'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홍 대표 체제에서 영입이 됐으니 그 표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배 전 앵커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일각에서 제게 소위 꽃가마를 탄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배 전 앵커는 최근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
배 전 앵커는 오는 6·13 동시지방선거에서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나설 예정이다. 전략공천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송파을의 전 국회의원은 MBC 기자 출신인 최명길 전 국민의당 의원이다. 한국당은 배 전 앵커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언론 상황을 '언론장악'으로 몰고 간다는 계획이다.
배 전 앵커는 이를 의식한 듯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경험에 비춰 볼 때 다수를 차지하는 노조가 특정이념에 편향돼 있다"며 "선거 직전마다 파업하며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고 있다고 생각해 노조를 탈퇴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MBC의 보도 행태를 옹호하기도 했다. "제가 앵커로 활동하는 7년 동안 외압은 없었다"며 "굉장히 자유롭고 독립적인 환경에서 뉴스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MBC는 지난 2012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용마, 박성제, 최승호, 정영하, 박성호 등 6명을 해고했다.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정당한 쟁의행위로 간주해 해고 무효를 선언했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환경'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MBC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전원구조' 오보를 냈다가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나며 MBC의 신뢰성이 훼손됐다는 것은 MBC 구성원과 시민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다.
배 전 앵커는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무려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를 인용하기도 했다 "죽은 물고기만이 강물을 따라 흘러간다. 어느 때는 욕을 먹더라도 버티고, 거슬러 가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적어도 그런 용기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찬한 것이다.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좌파 극작가를 인용한 것은 다소 의구심이 드는 지점이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시로도 유명한 브레히트는 한국사회에선 주로 자유한국당 등을 비판하는 데 인용된다.
한편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배 전 앵커의 인터뷰와 관련한 <아주경제>의 문의에 "(인터뷰를) 보지 않았다"며 "필요하면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상대하기 싫다는 의미였다. 앞서 언론노조는 지난 9일 자유한국당이 배 전 앵커를 문재인 정부의 언론장악 피해자로 규정한 것에 대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언론장악의 역사를 잊은 정당에게 미래는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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