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한·미 정책금리…한은, 금리 인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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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3-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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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여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한.미 금리 역전은 한국에 자본 유출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장기화될수록 위험하다.

이런 가운데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연임이 확정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일단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1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 기준금리(연 1.50%)보다 높다. 이는 2007년 8월 이래 처음이다.

미국이 예상대로 6월에 금리를 올리고, 한은이 4월과 5월 금통위에서 동결하면 상반기에만 금리 차이가 0.50%포인트 벌어지게 된다. 연말에는 최대 0.75%포인트까지 격차가 날 수 있다.

한은은 자금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 기업 실적이나 경제 전반 사정 등을 두루 고려했을 때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10년 전에도 최대 1%포인트 금리 차이가 났지만 자금 유출은 없었다.

이 총재는 청문회에서 남북 관계 개선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투자 유인이 커지고 자금유출 압력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한미 금리 역전이 장기화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한은으로서는 다음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경제 성장세가 금리 인상을 감내할 수 있는지 여부다.

물가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내수 경기 개선으로 수요측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모습이 약하다는 것이다.

전날 청문회에서도 이 총재는 "당분간 수요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변수는 다양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일자리 감소, 늘지 않는 중국인 관광객 수 등이 국내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145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도 한은의 금리정책에는 큰 부담이다. 한은이 금리를 올리면 취약계층의 가계 빚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 총재는 청문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상반기 인상을 기대하는 눈치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무조건 따라가기보다는 국내 경제 상황, 가계부채 고려해서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게는 올해 두 번 정도 올릴 것으로 본다"며 5월 인상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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