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직접 인상하기보다는 공개시장운영 등을 통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3월과 12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와 중기유동성창구(MLF) 금리를 올리며 보조를 맞춘 바 있다. 역RP 금리는 3,12월 각각 10bp 5bp씩 올렸다.
21세기경제보, 봉황망 등 중국 현지언론은 이번에도 인민은행이 공개시장운영 금리를 5~10bp(1bp=0.01%) 올릴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 지배적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알버트 렁 노무라증권 스트래지스트는 22일 "인민은행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공개시장운영 금리를 인상하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다만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쉬가오 광대증권 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공개시장운영 금리를 5bp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만굉원 증권은 "중국도 이미 '금리인상 주기'에 들어섰다"며 금리 인상 자체보다 언제 어떻게 금리를 인상하느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개시장운영 금리를 조정하는 새로운 금리 인상 방식이 기존의 기준금리 인상 방식을 대체할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 행보에 따라 인민은행이 올 한해 공개시장운영 금리를 15~20bp(1bp=0.01%) 남짓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신증권 밍밍 수석애널리스트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통화정책이 점차 양적완화 정책에서 탈출하는등 전 세계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올 들어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국에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2월 물가상승률이 2.9%에 달하는 등으로 비춰볼 때 공개시장운영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3월 공개시장운영 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4월엔 MLF 금리도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선 반론도 만만치 않다.
리차오 화타이증권 수석 거시경제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미·중간 금리격차 축소,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 3% 육박, 예상을 웃도는 경기지표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이에 대해 쉬가오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이는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것"이라며 "경제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비교적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롄핑 교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의 핵심은 국내 경제상황"이라며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환율이 출렁이면 자본 유출 우려도 있지만 현재 중국이 자본 유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중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적으며, 다른 요소들에 더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 연준은 지난 2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미국 금리 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6.32위안, 6.31위안이 차례로 무너졌다.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다. 22일 새벽 5시(현지시각), 역외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역외 환율은 6.3044위안으로 전 거래일보다 0.46% 내렸다. 이는 지난 2월 26일 이래 역외 위안화 가치가 최대치로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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