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규모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암제에 관한 임상시험은 크게 늘어나 한국 암 시장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확인됐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임상시험계획 승인현황을 분석한 결과 승인건수가 658건으로 전년(628건) 대비 4.8%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5년 674건에서 2016년 628건으로 크게 줄어든 임상시험 건수는 지난해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게 됐다.
이는 전 세계 임상시험 건수가 2015년 1만847건에서 2016년 8090건, 지난해 7865건까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임상시험 수행을 위한 국내 제도·시설·인력 등 인프라가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특히 다국가 3상 임상시험과 면역항암제 승인은 178건과 89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 이상 급증했다. 3상 임상시험은 품목허가 신청 시 제출하는 유효성과 안전성 근거가 완성되는 단계로, 객관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연구에 필요한 인프라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또 상용화 직전에 진행되는 연구이니만큼, 사실상 해당지역에서의 상용화가 전제된다. 때문에 3상 임상시험 건수는 지역 내 치료제 시장이 갖는 중요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이기도 한다.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항암제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서도 이 추세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효능군별로는 항암제가 251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치매치료제는 임상시험 건수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내 제약사가 승인받은 치매치료제 임상시험 5건은 초기(1상)로,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내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에서는 한미약품이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종근당(10건), 대웅제약(9건)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제약사는 한국노바티스(23건), 한국엠에스디(21건), 한국로슈(17건) 순이었다.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은 삼성서울병원(32건)이 가장 많았고, 서울대학교병원(24건)과 세브란스병원(16건), 서울아산병원(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현장 의견을 수렴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임상시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임상시험 참여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상시험 승인 현황은 ‘온라인의약도서관’(drug.mfds.go.kr)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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