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주총] 한성숙 대표 "통신산업 진출 안한다"... 올해는 AI와 동영상에 집중

네이버가 정관에 '별정통신사업'을 추가하면서 제기됐던 통신사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 한성숙 대표는 "진출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 대표는 올해 인공지능(AI)과 동영상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한 대표는 23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별정통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한 이유에 대해 "네이버 기술 플랫폼의 핵심인 AI 플랫폼 클로바에 음성 통화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법령에 따라 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목적은 없으며 이를 두고 통신사업 진출로 보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이번 정관 개정으로 AI 스피커 '프렌즈'와 '웨이브'에 음성통화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는 올해 유럽과 AI 분야에 많은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대표는 투자계획을 묻는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 "전년에도 AI와 콘텐츠 분야에 많은 비용을 썼는데 올해도 유럽과 AI 분야에 많은 투자가 예상되고, AI 전문 인력 확보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이날 주주들은 네이버가 처음으로 시도한 안건 외 사업 관련 질의에서 네이버의 매출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 부문이 유튜브에게 뺐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검색광고 매출 자체가 유튜브로 이동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10대 어린 친구들이 유튜브를 통해 검색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네이버는 올해 동영상과 관련해서 쥬니버의 키즈 영상 확보, 뮤직 영상, 지식 하우투(How to) 영상 확보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동영상 관련 투자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이 네이버가 혁신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묻자, 한 대표는 "혁신이라는 것이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도 있지만, 저희가 하고 있는 검색, 쇼핑을 경쟁자들도 함께 시작했는데 우리는 20년을 버텨왔다"며 "우리가 버텨온 것은 사용자가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용자 생활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면서 개선해왔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한 대표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3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이를 위해 사업의 본질을 튼튼하게 하고 AI 같은 새로운 부분에 투자해 일본 검색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한준호 기자]

이날 주총에서 상정된 △사내·사외이사 신규 선임 △정관 변경 안은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네이버는 사내 이사 임기가 만료된 이해진 총수를 사내 이사로 재선임하지 않기로 하고,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을 사내 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

이 총수는 19년 만에 네이버 사내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프랑스 등 글로벌 관련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 총수는 지난 달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 19만5000주를 매도해 지분율을 4.31%에서 3.72%로 낮춰 국내 경영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앞으로 네이버의 국내 사업은 변대규 의장, 한성숙 대표, 최인혁 부사장 등 7명의 이사진이 이끌어 간다. 

네이버 사내 이사로 선임된 최 부사장은 네이버 창업 때 합류하면서 이 총수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부사장은 "약 20년 동안 네이버에 다니면서 기술 개발, 플랫폼 개발, 서비스 운영, 비즈니스 사업 기획 등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장점"미라며 "기존 이사들과 함께 네이버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한 대표는 영업 보고를 통해 "2017년 네이버는 기술로 변화를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 국내·외의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적극적인 도전을 펼쳤고,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사용자와 파트너 분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표는 "급변하는 인터넷 산업 환경 속에서도 진정한 기술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스타트업, 콘텐츠 관련 투자와 비즈니스 제휴, 파트너십 확대 등을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주주가치 증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