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가 경제 개혁과 성장률 호조 속에서 글로벌 증시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베트남 증시의 벤치마크인 호찌민 증권거래소(HOSE)의 VN지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마감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17.21% 올랐다. 1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64.11%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수 상승폭은 여타 증시와 비교할 때 단연 두드러진다. 미국의 S&P500지수는 연초 대비 3.19% 하락했고, 1년 전에 비해서는 12.61% 전진했다. 베트남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연초 대비 10.25% 올랐고, 전년 대비로는 32.14%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트럼프발 무역 전쟁 우려 등으로 인해 올해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지만 지금까지 베트남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국영 회사의 민영화 등 경제 개혁이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 6.9%를 기록한 베트남의 성장률이 올해에는 7%대로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경제 전반에 낙관론이 퍼져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분석한다.
실제로 VN지수는 미국의 금리인상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난 22일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007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23일에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폭탄 주고받기 속에서도 낙폭을 1%대로 제한했다. 23일 VN지수는 전일 대비 1.6% 하락한 1153.59에 장을 마감했다. 비교하자면 23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4.5%, 코스피는 3.2% 각각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내수시장 확대, 소비자 심리 개선, 수출 호조가 기업 순익을 떠받치면서 올해 베트남 증시가 12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달 초 블룸버그 설문에서 전문가들은 베트남 상장 기업들의 순익이 올해에만 20~25%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올해 말 VN지수가 1210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VN지수가 연초 대비 60% 이상 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세계 1·2위 경제대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베트남 증시도 단기적으로 그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지매체 베트남뉴스에 따르면 바오비엣(BVSC) 증권은 23일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 전쟁의 초기에 베트남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지는 않지만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베트남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도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VN지수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 있는 만큼 글로벌 지수의 하방 움직임이 가속될 경우 차익 실현 흐름이 강화되어 조정장이 찾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롱비엣(RongViet) 증권은 "미·중 무역 전쟁의 심화는 단기적으로 VN지수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대형 우량주가 지수를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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