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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석유시추 하려던 베트남…中 입김에 전면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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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현 기자
입력 2018-03-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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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새 두 번째 석유시추 작업 중단…BBC "중국의 압력 때문"

  • 中 외교부 "남중국해 긴장완화 유지 희망"…외압 관련 질문에는 모르쇠

베트남 남부 영해에 위치한 '레드 엠퍼러' 해상 유전. 이 해역은 중국이 주장하는 남해 9단선 영유권에도 포함돼 양국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Mubadala Development Company]


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두 번째로 추진하던 석유시추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국가석유그룹(Petro Vietnam)과 스페인 석유기업 렙솔(Repsol)이 공동 투자한 '레드 엠퍼러(Red Emperor)' 프로젝트가 일시 중단됐다. 레드 엠퍼러는 베트남 남부 붕따우에서 440㎞ 떨어진 남중국해 해상에 있는 유전이다.

렙솔 측은 "중단 사유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들은 게 없다“며 ”내부적으로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석유시추 작업이 중단된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6월, 베트남은 자국 남측 해역에 위치한 ‘블록 136-03’의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 탐사 작업에 착수했지만 중국 측의 강력한 반발에 불과 한 달 만에 탐사를 포기했다. 중국이 주장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线)' 영유권에 해상유전이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BBC는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운 석유시추 작업을 1년 새 두 번이나 중단한 건 중국의 압력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석유시추 프로젝트에 큰 공을 들여 온 기업은 난감한 입장이다. 레드 엠퍼러 해상 유전의 지분 51.75%를 소유하고 있는 렙솔은 갑작스런 취소로 2억 달러(약 2158억 원)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한 해양개발사로부터 10억 달러를 들여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를 구입한 데 이어 싱가포르 석유회사인 케펠그룹에 4000만 달러짜리 석유생산 플랫폼 제작을 위탁한 것이 이제는 무용지물이 됐다.

23일 화춘잉(华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베트남의 시추작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압력을 가했는가"라는 질문에 "소식의 출처를 모르겠다. 중국 측은 어렵게 이뤄진 남중국해 긴장완화의 국면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주변국들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꼬일 대로 꼬였지만 당사자인 베트남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압력에 석유시추 프로젝트가 잠정 중단을 넘어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자간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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