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2조8000억원대 국제 분쟁 휘말려

현대중공업 측 "발주사 무리한 요구...승소 가능성 크다" 우려 일축

현대중공업이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국제 분쟁에 휘말렸으나, 회사 측은 승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26일 현대중공업은 카타르 바르잔 해상플랜트 공사와 관련, 지난 24일 발주사인 바르잔가스컴퍼니가 국제상업회의소(ICC)에 26억달러(약 2조8000억원) 이상의 '하자보수 청구 중재'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바르잔가스컴퍼니는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륨의 자회사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2011년 1월 바르잔 해상 천연가스 채굴을 위한 해양 시설물인 플랫폼 톱사이드(상층구조물)·거주구·파이프라인 등을 제작·설치하는 8억6000만달러 규모 공사를 이 회사로부터 수주하고, 2015년 4월 완공한 바 있다.

하지만 바르잔가스컴퍼니는 파이프라인 일부 구간의 하자를 빌미로 전체 파이프라인 교체를 주장하며, 이번 중재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발주처가 주장하는 하자는 극히 일부 구간에서 발생한 것이고, 문제의 주요 원인도 제공받은 설계에 기인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법률·기술 자문단을 꾸려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법리 검토 결과 발주처의 요구가 무리한 내용으로 판단되는 만큼, 승소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다만 협상은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발주사가 하자 원인으로서 자사의 시공상 문제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당초 계약상 재질인 탄소강보다 약 5배 이상 고가 재질인 내식성 합금으로 파이프 재질 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발주처 측의 설계상 재질 선택에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발주사의 배상 청구 금액도 하자에 대한 배상 수준이 아니라, 전체 공사 계약가의 약 3배 이상일 정도로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라 무리한 요구"라며 "회계 규정에 따라 합리적 수준의 하자보수충당금(2200억원)을 이미 설정해뒀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크게 우려할만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