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각 지지율 곤두박질..시위대에 죄수복 입은 아베 인형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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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3-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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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일본 도쿄에서 사학 스캔들의 진상 규명과 아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죄수복을 입은 아베 인형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사진=로이터/연합]


'사학 스캔들'로 여론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아베 신조 내각의 지지율이 42%까지 추락했다. 

니혼게이자이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23~25일에 걸쳐 실시된 최신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말 56%에서 한 달 사이 14%포인트나 떨어졌다.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뒤 가장 가파른 하락세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49%로 13%포인트 급등했다.

자민당 지지자 중 80%가 내각을 지지한다고 말해 전체 지지율은 간신히 40%대를 유지했으나 무당파라고 응답한 이들 사이에서 지지율은 18%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재무성이 사학 스캔들 관련 공문에서 아베 총리 부부와 관련된 기록을 의도적으로 삭제해 문서를 조작한 것이 치명타였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아소 다로 재무상이 물러나야 한다고 한 응답은 56%에 달했고,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를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고 한 응답도 62%였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3연임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민당 차기 총재로 아베를 지지한 이들은 24%로 줄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의 지지율이 25%로 아베를 추월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 지지율도 22%에 달해 치열한 삼파전을 예고했다. 

아베 총리는 25일 사학 스캔들 문서 조작 파문을 거듭 사과했다. NHK에 따르면 그는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당대회에서 “행정 전반의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 다시 한 번 국민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조직을 근본부터 다시 세우겠다”면서 퇴진론을 일축하는 한편 개헌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헌법 9조(평화헌법)의 기존 조항인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불가 내용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당 차원의 개헌안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사학 스캔들과 더불어 최근에는 이른바 '재팬 패싱'으로 외교적 무능력까지 도마에 오른 아베 총리의 개헌 드라이브가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유신회의 가타야마 도라노스케 의원은 25일 NHK에 “개헌을 하기 전에 사학 스캔들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가와 도시오 참의회 의장도 “개헌은 사학 스캔들에서 화제를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25일에는 도쿄 시내에서는 개헌 반대와 사학 스캔들의 진상 규명, 아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수 백 명의 시위대는 “아베를 감옥으로!” “개헌이나 전쟁은 안 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로 나왔다. 죄수복을 입은 아베 인형과 초등학교 교복을 입은 아베 부부 그림도 등장해 민심이 얼마나 악화됐는지를 보여주었다. 

사학 스캔들은 사학 재단인 모리모토 학원이 초등학교 부지로 쓸 국유지를 감정가보다 85%나 낮은 헐값에 매입할 수 있도록 아베 총리 부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아베 총리는 행정부 수장으로서 책임만 인정할 뿐 국유지 매각 과정이나 문서 조작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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