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측근인 장진영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26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장 전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은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결단을 압박하는 것으로 읽힌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이 40대 서울시장 후보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유력정당이라는 증거가 장진영이다"라며 "제 출마선언이 부디 도전을 주저하고 있는 젊고 실력있는 바른미래 후보들이 용기를 낼 수 있길 바란다. 제가 바른미래당의 희망의 증거가 되겠다"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우리는 젊고 매력적인 당을 만들어 진정한 대안이 되기 위해 바른미래당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유감스럽게도 젊지도 매력적이지도 못한 당이 돼 버렸다"며 "그 결과가 5% 대로 주저앉은 참담한 지지율이다"라고 했다.
그는 "국민들은 20세기 구태정치를 끝장내고 21세기에 걸맞는 정치, 세계 10대 강국에 어울리는 정치, 대한민국을 책임질 세력을 아직도 애가 타게 찾고 있다"며 "바른미래당의 뒤에는 이러한 국민들의, 간절하지만 소리없는 아우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 바른미래당은 모든 것을 바쳐서 국민들의 아우성에 응답하고 있느냐. 아니면 한 줌도 안되는 기득권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느냐. 다 죽는 줄도 모르고 알량한 자리 하나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이리저리 눈치 보며 계산기나 두드리고 있지는 않느냐"고 했다.
그는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을 겨냥, "출마 여부는 아직까지도 오리무중이다"라며 "지방선거가 이제 8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금쪽같은 시간이 허망하게 흘러가고 있다. 출마하려다 주저앉는 후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의 동력은 꺼져가고, 우리 후보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고 있다. 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손 놓고 가만히 앉아 안철수, 유승민의 얼굴만 얌전히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그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위원장과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상의했다. 저는 사실 안 위원장이 좀더 일찍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근데 (출마가) 너무 늦어지고 후보들이 정말로 애가 탄다"며 "안 위원장에게 출마를 권유드리고 촉구했는데, 지난 주 목요일 현재까지도 별 말씀이 없었다. 그럼 제가 먼저 나가서 뛰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결심대로 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해도 경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선을 해야 한다. (안 위원장이) 빨리 결단을 했으면 좋겠다. 최대한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석한 하태경 최고위원은 "유승민, 안철수 안 돕고 장진영 돕는다"고 했다. 40대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출마시켜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유승민 공동대표는 이날 장 전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과 관련해 "누구든지 출마선언을 하면 그걸(경선·전략공천) 뭐 중앙당이 일방적으로 정할 수야 없다"며 "내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안 위원장에게 빨리 결심하시라고 얘기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출마선언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건 난 옳지 않다고 본다. 여기에서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전략공천을 말하기보다, 출마 의지를 밝힌 분들이 있으면 당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할 방법도 있을 것이고, 고민해야 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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