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실형 선고 후에도 견고한 ‘원리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경영권 분쟁을 야기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은 최근 롯데 계열사 주식을 매각하며 경영권 탈환을 사실상 포기, 먹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형 선고 후에도 견고한 ‘원리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경영권 분쟁을 야기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최근 롯데 계열사 주식을 매각하며 경영권 탈환을 사실상 포기, 먹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와 롯데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23일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주요 계열사의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의결했다.
신 회장은 구속 직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한국 경영권 유지 방침은 분명히 해온 터라, 이날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통해 ‘옥중 경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업계는 신 회장의 이번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영어의 몸이지만 원리더 경영체제를 유지하려는 신 회장의 의지를 주주들이 인정한 것”이라며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경영진 진퇴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당분간은 경영권를 사수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얻은 신임을 바탕으로 한 번 더 국내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 다지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 ‘뇌물공여 혐의’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돼 있다. 그러나 대법원 형 확정 전까지 최대 구속 기간은 6개월이라, 오는 5월까지 2심이 열리지 않으면 신 회장은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롯데는 이를 내심 노리고 신 회장의 경영복귀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순실의 범죄가 워낙 광범위 한 터라 이와 맞물린 신 회장의 2심 또한 빨리 열릴 가능성이 낮다”면서 “5월 중순이면 신 회장이 자유의 몸이 돼 실질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신 회장이 옥중에서도 자신의 경영권 다지기에 열을 올리는 반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최근 롯데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해 사실상 경영복귀를 포기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최근 한국후지필름, 롯데상사, 롯데아이티테크 등 1170여억원에 상당하는 지분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이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롯데지주에 분할합병된 상장사 주식 97%를 매각, 7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챙기기도 했다.
재계는 이를 두고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과 더이상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대신 주요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실익을 챙기는 대신 경영권 포기 수순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 내부에선 신 전 부회장의 주식 매각이 외국인 주주들의 이른바 ‘먹튀’ 행위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이번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으로 롯데지주 지분율이 0.2%보다 더 떨어지게 됐다. 롯데쇼핑 지분율도 0.48%로 떨어져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든 상황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오너 일가의 맏아들로서 경영에 대한 책임성 없이 지분을 내다팔고 현금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동빈 회장이 비록 옥중이지만,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을 유지한 것은 신 회장을 신 전 부회장에 비해 최고경영자로서 신뢰한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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