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내외, 모하메드 왕세제 사저 깜짝초대…사막 체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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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아부다비=주진 기자
입력 2018-03-2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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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하메드 왕세제 딸들이 직접 커피 따르고 쟁반에 주스 담아와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현지시간) 바라카 원전 방문 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아부다비에서 내륙 쪽으로 170KM 떨어진 신기루성 근처의 사막을 2시간 가량 체험했다. 문 대통령이 매사냥을 구경한 뒤 “내 팔 위에 매를 직접 앉혀보고 싶다”고 자청해 매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6일 저녁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로부터 깜짝 초대를 받았다.

모하메드 왕세제가 자신과 가족들이 살고 있는 바다궁(씨팰리스)로 문 대통령 내외를 초청한 것이다.

모하메드 왕세제와 가족들은 현관에서 대기하다가 차에서 내리는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자신의 세 딸과 손자들을 문 대통령 내외에게 일일이 소개하기도 했다. 

아랍국가에서는 아주 가까운 지인이나 친지들조차 가족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왕세제가 문 대통령 내외를 초청해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한다.

왕세제의 딸들은 직접 커피포트를 들고 커피를 대접했고 쟁반에 주스를 담아와 대접했다.

이날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에게 "UAE에 한국은 가장 우선순위에 놓여있다. 언론과 SNS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우리 관계는 공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라는 이름의 좋은 친구를 얻은 것이고, 한국은 UAE라는 이름의 동맹을 갖게 된 것"이라며 "UAE는 항상 한국 옆에서 한국 편을 들 것이다. 계속해서 한국의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저와 왕세제 두 사람의 개인적인 친구 관계뿐 아니라 두 나라가 아주 친한 친구가 돼 미래를 함께 걸어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사저로 우리 부부를 초청해 가족까지 소개한 것은 최고의 환대와 정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오늘 낮 왕세제의 배려로 사막체험을 했는데 풍성한 음식을 보내줘서 우리뿐 아니라 호텔직원들도 맛있게 잘 먹었다”며 “이번엔 시간이 짧아 경험하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꼭 밤에 사막을 가봐야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사정이 허락한다면 사막 베두인(유목민)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신기루 성(사막 오아시스에 있는 리조트 시설)이라는 곳을 들렀고 사막 한가운데로 나가는 경험을 해봤다”며 “모래언덕을 맨발로 걸어봤는데 뜨거워서 혼났다. 마치 사막 도마뱀처럼 왼발, 오른발을 바꿔가며 껑충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막과 관련된 책과 영상을 보면서 사막을 횡단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 오늘은 바라보기만 했지만 그런 꿈을 이뤄보고 싶다. 사냥개와 매를 이용한 사냥도 구경했다”고 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UAE가 한국보다 나은 것은 매사냥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가 매사냥을 도울 테니 한국은 해수담수화와 사막에서의 농업개발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한국은 물이 풍부한 나라인데도 담수화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섬이 많기 때문이다. 또 비닐하우스 기술은 사막에서도 유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말할 필요도 없이 물은 중요하다. 현재 아라비아 6개국에 7천만이 살고 있는데, 50년 후면 2억4천만이 거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때가 되면 석유와 가스는 생산되지 않고 하천수도 없는 상황이 된다. 요즘 내 관심은 담수화와 대체에너지 문제에 집중돼 있다. 함께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알라가 UAE에는 석유를 줬지만 물은 주지 않았다. 한국에는 아름다운 자연을 줬지만, 석유는 한 방울도 나지 않는다"며 "양국 관계를 잘 살려낸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모하메드 왕세제는 "한국의 발전은 교육과 근면함으로 이뤄졌다. 바라카 원전을 가보면 한국인이 얼마나 근면한지 알 수 있다"며 "UAE 국민도 바라카에서 한국인과 어울리면서 한국인을 닮아가고 있다. UAE 사람들은 원래 박수도 느릿느릿 쳤는데 한국인과 어울리면서 박수의 속도도 빨라졌다"며 직접 박수를 쳐보이기도 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바라카 원전 건설 완료 행사장에서 기념촬영장까지 문 대통령을 조수석에 태우고 직접 운전한 것을 언급한 뒤 “내가 직접 운전을 해서 나쁜 인상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운전을 잘 하는데 가끔씩 난폭하게 몰기도 한다. 내무부장관은 나에게 항상 운전을 하지 말라고 나무라고는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UAE는 항상 한국 옆에서 한국 편을 들 것이다. 계속해서 한국의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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