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데이트폭력, 머리채 잡고 끌고가…또 다른 사례와 처벌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모든 행위' 가능성 있어

[출처= 피해자 A 씨 SNS 캡처​]

이별을 요구하는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고 옷을 벗긴 채 끌고 다닌 남성의 모습이 SNS를 통해 퍼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부산에 사는 여대생 A 씨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자친구 B(19) 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한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A 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옷이 벗겨진 채로 B 씨에 끌려 승강기에 탑승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A 씨는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하자 그가 지난 21일 오후 집으로 찾아와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페로 자리를 옮기던 중 남자친구가 갑자기 머리채를 잡고 1층에서 2층까지 끌고 가는 과정에서 옷이 벗겨졌다. 그 상태로 B 씨의 집까지 끌려가 감금, 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

B 씨는 자신의 집에서 A 씨를 폭행했고, 위기감을 느낀 A 씨가 소리를 지르면서 인근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B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현장 CCTV 영상 내용과 범행을 시인한 B 씨를 감금치상 혐의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데이트폭력에 대한 특례법은 현재까지 따로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폭행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 벌금에 불과하다.

이렇듯 처벌이 약하다 보니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실제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을 알려졌다.

최근 데이트폭력 등 피해가 늘자 정부는 종합대책을 마련해 '스토킹 처벌법(가칭)'을 제정해 범죄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데이트폭력의 대처 방법으로는 형사적 해결 방법과 민사적 해결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우선 형사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면 데이트폭력을 받은 정황을 파악하여 형법을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체적인 폭행이 이뤄졌다면 폭행죄가 성립할 수 있고, 강제적인 성행위가 발생했다면 성범죄를 적용해 처분하는 것이다.

민사적으로 해결을 원할 경우,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입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데이트 폭력은 그 개념이 아직도 확실하게 잡혀 있지 않아 피해자가 피해를 당하고도 피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음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데이트 폭력 사례다.

1. 누구와 있는지 항상 확인/ 옷차림 제한/ 다른 사람과 통화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2. 상대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두게 하는 행위/ 일정 통제 및 간섭

3. 휴대폰, 이메일, SNS 등을 자주 점검/ 서클이나 모임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4. 다른 상대를 만나는지 의심/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행위

5. 욕이나 모욕적인 말을 하는 행위/ 위협을 느낄 정도의 고함/ 세게 밀치기

6. 부담스러워하는데도 선물을 주는 행위

7. 때리거나 물건을 부수겠다는 위협/ 목을 조르거나 흉기로 위협

8. 팔을 비틀거나 머리채 잡기/ 멍들거나 상처가 날 때까지 때리기

9. 뺨을 때리거나 발로 차기/ 손이나 물건으로 찌르기

10. 흉기로 직접적인 상해를 입히거나 죽이겠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의 협박

11. 의사와 상관없는 스킨십/ 원하지 않는 성관계/ 불쾌한 음담패설

12. 연인간 채무불이행/ 협박이나 강요로 돈, 귀중품 갈취

13. 자해하겠다고 협박/ 상대방에게 죄책감을 주는 말이나 행동

이러한 행위들이 데이트 폭력이다. 공통된 점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강요한다는 데 있다.

한편, 한국의 데이트 폭력 통계를 살펴보면 연인 간 폭력사건 입건 건수(2013년·7237건, 2014년·6675건, 2015년·7692건, 2016년·8367건)는 매해 증가하고 있다. 

연인 사이의 폭력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부족하고, 피해자의 신고율도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피해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