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호텔사업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된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 여행 금지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과거 호텔사업 부문을 이끌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빈자리가 크다며, 그의 조속한 경영 복귀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조 전 부사장이 이르면 다음달 칼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를 맡아 경영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칼호텔네트워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2016년에 매출 1055억원과 영업적자 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981억원의 매출과 영업적자 253억을 냈다.
올들어서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30만5000여명에 그쳤다. 전체 방한 외래객 역시 95만6000명으로 작년 1월보다 21.7% 줄었다. 그만큼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호텔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도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 같은데, 내부적인 변화를 통해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 '호텔 경영 전문가'로 정평
조 전 부사장은 호텔경영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 객실승무본부장외에 호텔사업본부장을 겸임하면서 한진그룹내 호텔 사업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이 10억 달러를 투자해 지난해 6월 완공한 미국 LA.윌셔 그랜드센터가 대표적인 예다. 조 전 부사장이 기획단계부터 실무까지 직접 챙기며 완성시킨 대형 프로젝트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곳에 머물며 호평을 한 바 있다.
또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9월 개관한 인천 영종도 그랜드하얏트 건립 등 그룹내 호텔 사업 부문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이밖에 조 부사장은 비빔국수 및 웰빙 유기농 등 다양한 기내식 개발, 환경 및 엔터테인먼트 개선 등 대한항공의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땅콩회항' 사건 이후 2년 가까이 사회봉사활동에 매진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은 물론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한진그룹 내 모든 직급과 직책을 내려놓았다.
땅콩회항 사건은 당시 조 전 부사장이 미국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해 땅콩 제공 등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여객기를 계류장에서 되돌린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그는 같은 달 구속기소돼 1심에서 1년형을 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되면서 2015년 5월 석방됐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자숙 기간을 갖고 사회봉사활동 등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한 보육원에 개인 봉사자로 나가고 있다. 이곳에서 '키다리 선생님'으로 불리는 그는 아이들을 돌보고 영어도 가르쳐주는 등 자발적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때문에 한진그룹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사업의 구원투수로 ‘조현아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년 가까이 봉사활동 등 자숙기간을 가진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는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칼호텔네트워크 내부에서도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내심 반기는 모양새다.
이에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분위기가 무르익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내부적으로 언제 어디로 복귀할지 아직 확정된게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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