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자동주행 등 잇단 사고로 홍역을 치렀던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모델X'가 이번에는 폭발사고를 내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DC 지역 매체 'NBC4'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오전 캘리포니아주 남단 101번 고속도로에서 파란색 테슬라 '모델X'가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고속도로를 달리던 사고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으며 뒤따르던 마쓰다와 아우디 차량 두 대가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사고 차량을 추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시 후 '모델X'에서 심한 연기가 발생했고 곧이어 큰 불꽃이 일면서 차가 폭발했다. 폭발로 인해 차량 앞부분이 완전히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운전자로 확인된 38세 남성 웨이 황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다른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들은 폭발 직전 몸을 피해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고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는 전했다.
아직까지 명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배터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목격자는 연기가 발생한 뒤 대규모 화염과 함께 차량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 후안 디아즈는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를 다뤄보는 일이 처음이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배터리가 (사고·충돌로) 외부에 노출돼 있었고 불길에 휩싸인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또 다른 목격자는 NBC4에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올랐고 그런 다음 갑자기 공중에 불덩이가 나타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차 앞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서 먼지에 뒤덮여있는 남자를 봤다. 그때만 해도 테슬라가 연기를 뿜어내진 않았지만 배터리에서 엄청난 불꽃을 방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테슬라 측은 폭발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직원을 급파했다. 일각에선 사고 규모를 미뤄볼 때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는 ‘모델3’ 생산 지연으로 현금 부족, 경영진 이탈, 주요 주주의 지분 매각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테슬라에겐 또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최근 우버의 자율주행 차량이 보행자를 숨지게 한 사고로 불신이 확대되는 가운데,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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