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이렇게 심각한데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인가요. 우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와봤죠.” - 취업준비생 김모씨(30).
28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는 유독 10~20대 젊은층이 많았다. 채용박람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한 시간 전부터 입구에는 구직자들로 붐볐다. 단체로 온 특성화고 고등학생들이 참가등록을 하고 줄을 서서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신세계는 채용박람회를 2015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횟수로는 여섯 번째다. 특히 이날 채용박람회에는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물론 파트너사와 수도권 강소기업까지 참여해 구직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게 신세계 측 설명이다. 운영하는 부스만 102개였다.
행사장 출입구에는 편의점 이마트24를 콘셉트로 전면에 구성해 음료와 안내서비스를 지원했다. 참여 구직자를 위해 매장 한편에는 무인 쇼케이스를 비치해 생수를 준비했다.
특히 행사장 중앙에 위치한 채용공고 게시판 앞에는 많은 구직자들이 몰려 참여 회사의 모집공고를 살펴보고 있었다.
성일정보고 3학년 박모(19)군은 “1학년때도 왔지만 지금은 3학년이 돼 취업에 더 절실한 마음이 든다”며 “컴퓨터를 전공해서 관련 부분 관계사나 디자인쪽 회사를 찾아보고 있다. 우선은 오늘 참여한 회사들이 많아서 더 꼼꼼히 둘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참여한 회사 중 일부 회사들은 면접을 통해 바로 채용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세계 계열사 중 IT를 다루는 신세계I&C와 커피매장 부분 국내 1위 스타벅스코리아가 면접과 채용을 현장에서 진행해 참가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면접복장에 관한 조언을 해주는 코디존과 헤어 메이크업 공간이 따로 마련돼 구직자들을 도왔다. 이 공간 옆에는 취업컨설팅 부스가 있어 구직자들의 궁금증을 상담해주기도 했다.
신세계가 이번 채용박람회의 콘셉트를 '열린 채용'으로 잡은 만큼 대졸 공채를 노리는 구직자보다 다양한 경험과 이력을 보유한 경력자들이 몰렸다. 장애인 구직자들이 휠체어를 타고 행사장을 둘러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특히 이마트 고객센터 부문에 장애인 채용자들이 몰렸다.
경기도 화성에서 온 이승준씨(28)는 비교적 취업에 유리하다고 평가되는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최근 취업시장이 녹록치 않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씨는 “이번 신세계 채용박람회가 대졸공채와 직접적인 연결점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일단 방문해 본 것”이라며 “학생시절 아르바이트와 영업을 해 본 경험이 있어 꼭 전공을 살린다는 생각이 아니라 취업이 된다면 신세계 어느 계열사건 들어갈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구직자도 있었다. 대구에서 온 이현정(27)씨는 “원래 백화점에서 근무하고 있어 현장 경력은 충분히 있는 편”이라며 “이직을 고민하고 있어 정보를 얻을 겸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특히 오전 11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비롯해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채용박람회장을 찾아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세계는 취업 압박이 심한 구직자들을 위해 행사장 곳곳에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행사장 입구 왼편에는 강연공간을 따로 만들어 평창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 선수를 비롯해 명사 3명이 강연을 이어갔다. 또 출입구 앞에는 포토존과 캐리커처 지원 공간을 만들어 구직자들의 지루함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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