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악렬한 행위는 마치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처럼 연쇄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보호무역주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만연할 수 있다."
중국 상무부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발(發)무역전쟁에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당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이 30일 보도했다. 최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600억 달러어치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6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이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미국의 관련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이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대화·협상의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게 진정으로 미·중 경제협력의 양호한 국면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중간 무역분쟁 해결과 관련해 '방울을 건 사람이 방울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잘못된 행위를 반드시 중단해 일방주의·보호무역주의 '방망이'를 거두고 양국이 평등·상호호혜의 협상을 통해야지만 협력·상생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담판·협상의 대문은 항상 활짝 열려있다"면서도 동시에 "담판은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일방적인 위협 아래에서는 그 어떠한 협상도 할 수 없다”며 "협상은 반드시 평등하고 건설적이어야 하며, 양국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오 대변인은 “중국 시장 대외개방의 결심과 자신감은 변하지 않았고, 더 굳건하다”며 “하지만 외부 압력에 의해 우리의 항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자기고집만 내세우지 말고 미·중 양국 협력상생의 올바른 궤도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민일보 해외판도 30일 망해루 고정칼럼란에 자진징(賈晉京)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수석연구원의 글을 게재해 "미국 무역적자가 급증한 것은 미국의 문제"라며 "중국의 핑계를 대는 것은 마치 병이 난 미국이 데굴데굴 구르고 생떼를 쓰면서 중국에게 약을 달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미·중간 무역전쟁 우려와 관련해 로베르토 아제베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29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간 무역전쟁 발발은 전 세계 경제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중 무역충돌로 WTO는 창설 23년만에 가장 어려운 고비를 맞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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