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참여연대·정치인 출신 금감원장에 금융권 바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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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3-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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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30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제19대 국회의원)을 금감원장에 임명 제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저승사자’의 등장에 전(全)금융권이 바짝 긴장했다.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된 김기식 전 의원이 2016년 공천에서 탈락했을 때 금융권이 가장 반겼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로 그는 금융권 ‘저격수’로 통한다. 김 내정자는 19대 국회서 정무위 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재벌개혁’과 ‘금융 소비자 보호’에 앞장섰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0일 금융위 의결을 거쳐 최근 사임한 최흥식 금감원장 후임으로 김 전 의원을 임명 제청했다.

금융위는 “김 내정자는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정책위원장 등으로 오랜 기간 재직해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과 개혁적 경제정책 개발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며 임명제청 이유를 밝혔다.

김 내정자는 1999년 참여연대 정책시장으로 시민사회에 뛰어든 이후 정책 위원장 등을 거쳐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2016년 이후에는 더미래연구소장을 지내며 문재인 정부의 금융부문 개혁의 밑그림을 그렸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선이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부터 김 전 의원은 금융당국 수장 하마평에 빠진 적이 없었다”며 “금융위원장이냐 금감원장이냐의 문제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최초 참여연대 출신 금감원장이다. 참여연대 출신인 장하성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함께 금융개혁과 재벌개혁에 앞장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 내정자는 국회의원 시절 정무위 민주당 간사를 맡으며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대부업법, 자본시장법 등 핵심 법안의 중심에 늘 있었다. 고금리 대출 장사를 비롯해 은산분리 완화, 구조조정 관련 이슈 등을 줄곧 질타했고 ‘소비자 보호’를 강조했었다. “전 금융권이 앞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또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차등 과세 부과,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 관련 이슈에서 상당한 목소리를 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청와대도 이날 김 내정자와 관련해 "금융 분야 전문가로 금융개혁을 늦추지 않겠다는 결단력을 보여 온 김 전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인선을 두고 금감원의 독립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부터 업무가 과다해질 것이라는 우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와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를 강조하는 김 내정자의 성향에 비춰 금감원 본연의 역할인 감독에 보다 충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금감원장이 오든 사실 반대할 상황은 아니지 않냐”면서도 “잇단 채용비리로 땅에 떨어진 금감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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