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데이 유라가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카페 사이사(SAISA)에서는 KBS2 월화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에서 아역출신 20년차 배우 진태리로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진태리를 연기한 걸스데이 유라와 인터뷰를 가졌다.
첫 악역도전에 공중파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처음 나섰던 유라는 ‘라디오 로맨스’ 종영 소감에 대해 “저의 첫 악역 도전이어서 감회가 새롭고 어떻게 보면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너무 재밌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드라마를 통해 올해 낼 성질을 다 냈다. 사랑고백을 하는 도중에도 막 성질을 낸다. 츤데레적인 측면이 있는 친구였다”며 “제 안에 있는 다른 면을 꺼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악역이라고는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었다. 초반엔 밑도 끝도 없이 얄미운 모습을 보였다. 혹여나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살까 걱정되진 않았을까.
유라는 “사실 대본이 처음에 조금 나오고 뒤에 가서 어떤 인물인지 알아가면서 연기했다. 걸크러쉬인줄 알았는데 하다 보니 상황이 바뀌더라. 그래도 어설픈 악역이지만 악역은 악역이니까 얄미워 보인다는 말은 칭찬이라 생각했다”면서 “진태리는 밉겠지만 그 아이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지 하는 캐릭터가 됐으면 했다”고 진태리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렇다면 진태리를 연기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제일 처음 등장할 때 ‘인사 안하냐’고 하는 장면은 사실 첫 촬영 2주 뒤 부터 시작했다. 그 대사만 50가지 버전이 있었다. 좀 오버해서 비꼬는 버전이나 무서운 언니 버전 등도 있었더 것 같다. 그땐 마냥 무섭지는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며 “조금 더 밝은 부분이 있는 무서운 연기를 할 걸 그랬나 싶었다. 머리채 잡는 부분은 확실히 무섭게 할 걸 싶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 무서워 보이는 캐릭터였다. 중간이 더 어려워 보였다. 그렇다고 무서운 연기는 아니니까 그 중간을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며 진태리 연기에 대한 어려운 점도 덧붙였다.
악역을 연기한 소감에 대해서는 “뭔가 웃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덜 그랬겠지만 진짜 악역인 분들은 힘들겠단 생각을 했다. 감정 소모가 꽤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연기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기에 기억 남는 장면이 있었을 터.
유라는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라디오에서 악플을 읽어주는 장면”이라고 꼽았다.
그는 “실제로 악플을 보면 기분이 좋을 순 없다. 드라마 상에서는 심하게 이야기하는데 사실 어느 연예인이 그러겠느냐. 그래서 그 장면을 연기하면서 오히려 대리만족 했던 것 같다”고 웃으며 “할 수 없는 걸 해본 경험이라 생각한다. 내 인생에서 할 수 없는 걸 하는 게 너무 좋았다. 특히 작가님에게 아줌마라고 누가 하겠냐. 그런데 연기였지만 혼날 것 같았다. 하면서도 계속 힘들다고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어떻게 진태리 연기를 준비 했을까. 유라는 “이 친구(진태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지금은 잘 나가고, 화려하게 다니고 싶은데 남 시선은 신경이 쓰이고 그런 감정이 어떨까 싶었다. 진짜 내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대입했다”면서 “그래도 캐릭터에 정이 있어서 아픔도 가져가고 싶었고 이 친구 편이 돼 연기를 했다”고 이야기 했다.
유라는 진태리와 비슷한 면에 대해 “열심히 하고 성공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있긴 하지만 그래도 계약 연애는 진짜 아닌 것 같았다. 연예인은 악착같이 열애설이 안 터지려고 버티지 않느냐. 그래도 극중 태리라면 원래 친했던 친구였기 때문에 뜨고 싶어서 부탁하는 거였다. 현재도 열애설이 터지면 굉장한 이슈니까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면서도 “그래도 뭔가 답답하긴 했다. 제 성격과 방법, 말 하는 것도 완전 반대다. 모든 게 반대였던 캐릭터는 처음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원래 제 성격은 섭섭한 게 있으면 몇 개월을 이야기한다. 수십시간을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할까 소심한 면도 있기는 하다”고 웃었다.
유라는 극 초반 송그림(김소현 분)과 대립되는 모습을 연기해야 했다. 그러나 오히려 김소현과 ‘워맨스’를 기대했다고.
유라는 “처음 이야기 들었을 땐 (김)소현이에게 다른 악역처럼 나쁘게 하는 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만나자마자 셀카를 찍고 바로 뺨이 날아갔었다. 그땐 정말 울고 싶었다. 애기같은 얼굴을 어떻게 때리겠느냐”며 “한 번에 때려달라고 해서 손 끝으로 하긴 했는데 차라리 맞는게 훨씬 편할 것 같았다. 소현이가 너무 착하고 너무 예쁜데, 한 장면 나오고 바로 뺨을 때리는 모습의 연기는 아쉬웠다”고 전했다.
또 윤두준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원래 열애설이 터지는 거였다. 열애설 터져서 어쩔 수 없이 연인의 연기를 하는 장면이 있었으면 했다. 싸우는 거 말고, 쇼윈도 커플의 케미를 못 해봐서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극중 김준우(하준 분)와의 호흡은 더욱 특별했다. 츤데레 같은 모습으로 밀당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결국 사랑을 확인하며 결실을 맺었다. 유라는 “확실히 태리는 준우에 대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조금 더 빨리 로맨스 신이 있었으면 했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저희 커플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은 아쉬워하더라”며서 “하준 오빠는 정말 성격이 너무 좋았다. 매번 전화와서 .즐거웠다고 이야기 해준다. 진짜 오빠처럼 잘해주셔서 정말 편했다. 그랬다보니 하준 오빠와 연기했던 면이장 즐거웠다. 키스신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기 하기도 했다. 서로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정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재밌었다”고 애정을 보였다.
이번 작품에 출연하면서 라디오에 대한 생각은 달라졌을까.
유라는 “신인 때 이후로 라디오를 많이 못했다. 확실히 라디오가 라디오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요즘엔 관심을 못 가지는 분야긴 하지만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서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유라는 이번 진태리 역을 연기하며 호평과 혹평을 넘나들었다. 그러나 당근도, 채찍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연기를 배워나갈 예정이다.
“이번엔 평가가 정말 반반이었다. 그걸 노렸다. 어떻게 보면 감독님이 원하시는 게 나쁜 짓을 하는데 모든 게 어설퍼보였으면 하시더라. 그 중간을 찾기가 굉장히 애매하더라. 확 나빠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셨을 수도 있다”며 “베테랑이 아니다보니 모든 사람들에게 호평받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도 저는 다 좋았다. 악역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남달랐다. 재밌었다.”
※ [AJU★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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