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 원주 DB 감독이 지난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친 뒤 절뚝거리며 코트를 빠져 나간 로드 벤슨을 두고 남긴 말이다. 그 정도 부상은 안고 가야 한다는 의미였다.
3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프로농구 DB와 안양 KGC인삼공사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벤슨의 부상 후유증은 느낄 수 없었다. 벤슨은 이날 팀의 완승을 이끌며 우뚝 섰다. 인삼공사 데이비드 사이먼은 벤슨 앞에서 작았다.
이날 DB는 골밑을 장악한 벤슨의 맹활약을 앞세워 인삼공사를 94-73으로 완파했다. DB는 시리즈 전적 2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겼다. 역대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 2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경우는 21회 중 21회로 확률 100%다.
제공권 경쟁에서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벤슨의 존재였다. 벤슨은 이날 27분22초를 뛰며 리바운드 19개를 걷어냈고,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23득점을 보탰다. 상대는 KBL 최고의 빅맨으로 꼽히는 사이먼이었다. 사이먼은 22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대부분 외곽에서 득점을 해야 했고, 리바운드는 단 3개에 그쳤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벤슨은 “우리 팀의 수비가 너무 잘 됐다. 모든 선수들이 잘해줘 정말 만족스러운 경기”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벤슨은 사이먼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겸손했다. 벤슨은 “사이먼의 공격 능력은 KBL 최고라고 100% 장담한다”면서 “내가 완벽하게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슛 감각과 체력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뛰었다. 그래서 지금 너무 힘들다”고 웃었다.
이 감독도 “선수들이 수비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제공권 면에서 서루 미루지 않고 달려들어 한 발 더 뛰었던 것이 승리 요인”이라며 “벤슨이 체력적인 면에서 사이먼보다 더 나았던 것 같다. 사이먼도 좋은 선수인데 체력적으로 힘들어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 사이먼을 상대한 벤슨은 사이먼의 체력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벤슨은 “사이먼의 슛이 오늘도 그렇게 잘 들어가는 것을 보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건지 모르겠다”며 빙긋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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