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위기에 몰렸던 금호타이어가 극적 반전을 이뤄낼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사가 30일 자율협약 종료 3시간을 남겨두고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사실상 합의했다. 노조의 찬반 투표가 남아 있지만 ‘찬성’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 찾기 위한 과정에 마침표를 찍게 될 전망이다.
노조는 4월1일 투표를 거쳐 채권단에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서’를 최종 제출할 계획이다.
해외 매각을 반대하던 금호타이어 노조가 입장을 바꾼 것은 정부와 청와대가 정치적인 판단을 경계하는 사인을 주면서 노조가 해외매각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방안이라고 현실적인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채권단의 계획대로 4월 중순까지 더블스타와의 매매계약을 마무리 지을 경우, 2016년 9월 매각 공고가 이후 1년 6개월여만에 주인을 찾게 된다.
매매계약이 마무리되면, 더블스타는 6463억원의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보유한 대주주가로 올라선다. 채권단은 23.1% 지분을 가진 2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있던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지분을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이어 2009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로 실적까지 크게 악화됐다. 결국 그해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2010년 워크아웃을 개시했다. 2014년 5년간의 워크아웃이 종료됐지만 실적 악화는 금호타이어의 발목을 잡았다.
2016년 9월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개시했고 본입찰에 참여한 중국의 3개 업체 가운데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권리 행사 의사를 밝히면서 매각 과정이 난항 겪었다.
매각 과정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2017년 상반기 금호타이어가 적자를 기록하자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요구에 따라 매각 가격을 기존 95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깎아줬다. 그러나 더블스타가 가격 인하 등을 추가요구, 매각이 다시 무산됐다. 이어 박 회장은 경영권을 포기했고, 금호타이어는 금호아시아나그룹 품을 떠나게 됐다.
채권단은 올해 1월 외부 자본 유치를 통해 금호타이어 정상화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후 만기가 도래한 채권 상환을 연장하면서 임금동결·삭감, 복리후생 조정 등을 포함한 노사 합의 자구안을 마련할 것을 금호타이어에 요구했다.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이달 초에는 채권단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해외자본의 인수 후 ´먹튀´를 우려하는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더블스타 회장은 지난 21일 직접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먹튀 가능성을 일축하며 독립경영 보장을 약속했고, 노조는 결국 노사 합의 마지막 시한으로 정한 30일 자정을 불과 3시간여 앞두고 합의했다. 이제 노조 전 조합원의 투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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