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서 자동차 속도를 10㎞만 줄여도 사고 시 보행자의 중상 가능성을 20%포인트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속 60㎞에서 보행자와 충돌했을 때 사망 확률은 80%에 달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속도별 자동차 대 보행자 인체모형 충돌 시험을 실시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일 밝혔다.
공단은 시속 60km, 50km, 30km로 각각 주행 중인 자동차가 보행자 인체모형과 충돌했을 때 발생한 상해치를 비교했다.
시험 결과 속도가 높을 수록 중상 가능성은 증가했고 목이나 가슴보다 머리에 충격이 집중됐다.
충돌 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충돌 에너지가 제곱으로 증가하고, 보행자 머리가 자동차 후드 및 앞면 유리와 2차로 부딪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가 시속 60km로 보행자와 충돌했을 때 보행자의 중상 가능성은 92.6%로 나타났다.
머리 상해치가 4000을 넘으면 사망확률은 80% 이상인데 시속 60km 충돌에서 보행자 머리 상해치는 4078에 달했다.
시속 50km로 충돌한 경우 보행자 중상 가능성은 72.7%였고, 보행자 머리 상해치는 2697이었다.
시속 30km에서는 중상 가능성이 15.4% 수준이다.
공단은 "안전벨트나 에어백 등 보호 장치가 있는 탑승자와 달리 보행자는 보호 장치가 제한돼 있어 사망사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 교통사고 치사율을 비교해 보면 차 대 차 사고는 1.2명인데 반해 차 대 사람 사고는 3.7명으로 3배 이상 높았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관련 기관과 함께 도심 지역 제한속도를 시속 60km 이하에서 시속 50km 이하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중 관련 법령을 정비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주택가나 보호구역 등 보행안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도로는 시속 30km 이하로 관리한다.
또 도로환경에 따라 시속 20km 이하, 시속 10km 이하 등 제한 속도를 다양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로별 제한속도 설정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제한속도 하향에 맞춰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저속 운행을 하도록 차로 폭을 좁히는 등 도로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권병윤 공단 이사장은 "도시부 도로 제한속도 하향은 선진국 수준의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함께 사회 공동체 전체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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