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의 새 주인 찾기 여정이 약 1년 6개월 만에 끝났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2016년 9월에 첫 매각 공고를 냈다. 이후 박삼구 금호아시나아그룹 회장과의 마찰, 더블스타와의 협상 등을 거치다가 1년여 만에 관련 절차를 중단했다. 더블스타와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마치기도 했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박삼구 회장은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채권단은 조건부 허용을 했지만 박 회장은 결국 우선매수청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고춧가루만 뿌린 셈이다.
이후에는 박 회장은 상표권 사용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펼쳤다. 양측은 사용 기간과 요율 등에서 이견을 보였고, 결국 채권단은 박 회장이 요구한 '사용료율 0.5%, 사용기간 20년'으로 조건을 확정했다. 대신 더블스타가 요구한 사용료율(0.2%)과의 차이에 따른 추가 부담액은 일시에 보전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위한 제반 조건들이 모두 갖춰지는 듯했다.
그러나 더블스타가 매각가격 인하를 무리하게 요구하면서 지난해 9월 또다시 협상이 결렬됐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재협상 의지를 보이면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가능성은 낮게 점쳐졌다.
하지만 산업은행 측의 꾸준한 물밑 접촉 끝에 올해 3월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재추진됐다. 올 초부터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노사에 요구했던 채무 상환에 따른 자구계획과 함께 더블스타 매각도 동의안에 포함된 것이다.
이번에는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문제였다. 노조는 해외 매각에 반대했고 3월 30일까지 주어진 동의 시한을 넘겼다. 법정관리 돌입이 유력했다.
하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자율협약 종료에도 불구하고 광주까지 내려가 노조와 담판을 통해 뒤늦게 동의안을 받아냈다. 그 결과 금호타이어는 전 직원이 투표, 이 가운데 60%의 찬성표를 얻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최종적으로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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