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경제 병진노선 최대 고비 맞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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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8-04-0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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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평양 고려호텔 인근공원에서 평양 시민들이 따뜻한 날씨속에서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핵과 경제 건설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북한이 최대 고비를 맞은 것일까.

북한은 최근 남북,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보인 동시에 이례적인 비핵화 언급 등 파격적인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13년 핵과 경제 건설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병진노선'을 채택한지 5주년이 되는 지난달 31일을 조용히 넘겼다.

북한은 2013년 3월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체제 국가 브랜드라 할 수 있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제시한 이래, 매년 이를 기념해 왔다.

4주년인 지난해 공개한 장문의 비망록은 병진노선을 "공화국 역사의 일대 사변"으로 규정하며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로부터 나라와 민족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가장 정당하고 유일한 선택이었다"고 강변했다.

앞서 3주년에는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고, 핵탄두 소형화를 실현했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5주년이 되는 지난 31일에는 특별한 메시지 없이 지나갔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담보로, 미국과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올해에는 예년처럼 핵 무력을 선전하거나 핵 개발을 정당화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을 채택한지 5주년인 지난 31일은 '봄이 온다'라는 부제로 평양공연을 하는 남측 예술단의 방북이 있던 날이다.

때문에 이번 평양공연이 끝난 뒤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핵 발전 외에 경제 발전에 방점을 찍는 방식으로, 비핵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풀어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은 2020년까지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서 목표한 '경제강국' 건설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과 선주사·무역회사를 블랙리스트(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보리의 대북 블랙리스트 지정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블랙리스트 지정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북핵 이슈를 놓고 외교해법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수위가 높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강화된 대북제재가 실질적인 북한경제 악화로 이어졌다는 다양한 단서가 포착되고 있지만, 대북제재로 협상의 구도를 해석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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