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의 자화상으로 추정되는 유화가 21년 만에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5월 경매에서 7000만 달러(약 744억원)에 낙찰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특히 이 작품은 피카소 작품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고가에 낙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매업체 크리스티는 피카소의 유화 ‘르마랭(Le Marin)’이 4월3일까지 홍콩에서 전시된 뒤 다음달 15일 미국 뉴욕에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어로 선원이라는 뜻의 작품 르마랭은 가로 81㎝, 세로 130㎝ 크기로, 파란색 바탕에 하얀 줄무늬가 있는 선원 복장의 남성을 그린 유화다. 그림 속의 남성은 다리를 꼰 채 왼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오른손으로는 머리를 받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코너 조던 크리스티 부회장은 이같은 자세가 “우울감을 표현하는 전통적 상징”이라며 “남성은 긴장되고 신경이 곤두선 채 살짝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살짝 어두운 느낌을 준다”고 했다.
이 남성은 피카소 자신인 것으로 추정된다. 1943년 나치의 프랑스 점령기에 그려진 것으로 보이는 이 작품에는 당시 나치에 의해 독일의 강제수용소로 보내질 지도 모를 위협에 놓인 스페인 화가의 긴장과 걱정이 반영돼 있다.
르마랭은 1997년 한 미국인 부부 수집가의 미술품 경매 나온 이후 21년 만에 대중에 공개됐다. 크리스티는 다음달 경매에서의 낙찰가가 7000만달러(약 744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피카소 작품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고가에 낙찰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엔 피카소의 관능적 강박과 부부 생활에서의 갈등을 다룬 일련의 동판화 100점이 220만달러(약 23억원)에 한 미국 수집가에 팔렸다. 또 2015년엔 ‘알제리의 여인들(버전 0)’이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억7940만달러(1980억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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