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북한시간으로 오후 6시께(우리시간 6시30분) 북한 동평양대극장에서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이 북한 관객의 뜨거운 환대 속에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이는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만이다.
남북 관계의 역사적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의미에서 '봄이 온다'란 부제가 달린 이번 공연은, 오는 27일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사전 행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
또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방남해 강원 강릉과 서울에서 무대에 올랐던 북한 예술단 공연의 답방 행사로 기획됐다.
우리 예술단 본진은 지난 31일 공연을 위해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타고 이륙해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께 평양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평양국제공항에서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거리에는 차량이 많지 않았지만, 일반 승용차보다 택시가 두배 정도 많았다.
평양을 방문한 우리 예술단의 숙소인 고려호텔 인근에서는 휴일을 즐기는 평양 주민의 일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평양의 기온는 섭씨 영상 10~20도로 거리에서는 가벼운 차림의 여성들이 눈에 띄었고, 삼삼오오 모여 카드놀이를 즐기는 노인의 모습도 우리 취재단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번 방북단의 단장으로 평양을 찾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0여년 전에 왔을 때랑 도시 색깔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2005년 남북작가모임 참가를 위해 평양을 다녀간 바 있다.
이날 무대에 선 우리측 예술인은 가수 조용필을 비롯해 이선희·최진희·윤도현·백지영·레드벨벳·정인·서현·알리·강산에·김광민 등 총 11명(팀)이다.
북에서도 잘 알려진 최진희는 '사랑의 미로'와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열창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서현은 북한 가수 김광숙의 대표곡인 '푸른 버드나무'를 노래했다.
알리와 정인은 각각 '펑펑'과 '오르막길' 등 자신의 노래를 부른 후, 듀엣으로 '얼굴'을 열창해 북한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TV 드라마 촬영으로 불참한 조이 없이 무대에 오른 5인조 걸그룹 레드벨벳은 히트곡 '빨간 맛'과 '배드 보이'를 불렀다. 공연 마지막엔 가수 전원이 함께 조용필의 '친구여'와 북한 노래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을 합창, 의미를 더했다.
우리 예술단이 공연 곡을 선택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 장관은 "삼지연관현악단은 방남 공연때 남측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우리는 아는 북한 노래가 많지 않다"며 웃음을 보였다.
예술단의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태권도 시범단이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단독공연을 한다. 예술단은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합동 무대를 꾸민다.
이날 오후 5시 30분(이하 서울시간)으로 예정됐던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 시작 시각이 북측 요구로 두 시간 늦춰져 오후 7시 30분으로 변경됐다가 다시 6시 30분으로 바뀌었다.
예술단 관계자는 "북측에서 보다 많은 사람의 관람 편의를 위해 공연 시간을 북한시간 오후 7시(서울시간 7시 30분)로 늦춰달라고 요구해 남측이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 시간가량 시간이 지난 뒤 같은 이유로 한 시간을 앞당겨 혼선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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