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사건을 일으킨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사과를 하는 등 사태 진압에 나서고 있지만 기업의 근본적인 문제인 만큼 봉합 과정이 순탄치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은 잇따라 정보유출 스캔들에 휘말렸다. 정보수집의 근간인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려 앞으로의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다.
이번 정보유출 사태는 페이스북의 수익 모델 자체에서 비롯한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한 사안이다. 이용자 정보 수집과 이를 통한 수익창출이라는 모델을 전환하지 않는 한 여전히 재발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누가 광고를 클릭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분석해 이용자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노출시킨다. 실제 페이스북은 지난해 405억달러(약 43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광고매출은 매출의 98%인 399억달러(약 42조원)에 달했다.
방대한 플랫폼에서 수집한 이용자 정보가 페이스북의 주요 수입원인 셈이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자사의 플랫폼과 더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결성을 확보해왔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 결과 페이스북은 ‘인터넷 공룡’이 됐다. 현재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에서 페이스북을 통한 로그인 기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거대 플랫폼의 정보 독점에 대한 우려는 ‘초연결사회’라는 밑그림이 그려질 때부터 제기돼왔다. 페이스북의 이번 정보유출 스캔들은 정보 독점의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하지만 정보유출 사태에 대해 페이스북은 책임을 인정하기보다는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데이터분석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는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 앱의 페이스북 소셜로그인 기능으로 수집된 약 50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구입해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사건 발생 5일만인 지난달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문제를 일으킨 업체가 페이스북과의 신뢰를 깨뜨린 것”이라고 게재해 책임회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근 페이스북이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의 통화 현황(콜로그)을 수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콜로그는 이용자의 사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민감한 개인정보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각국 정부가 페이스북에 대한 조사에 나선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페이스북이 무단으로 콜로그를 수집했는지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페이스북은 앞서 국내 인터넷사업자들과의 망사용료 갈등으로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이용자 불편을 일으킨 사건에 대해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페이스북에 대한 정부 제재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플랫폼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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