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기억납니다. 기자는 헤어롤을 보고 찍었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이 2일 한국사진기자협회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4회 한국보도사진전 전시회에 들러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찍은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의 사진을 보고 한 말이다.
이 전 권한 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되던 지난해 3월 10일 헤어롤을 빼는 것을 깜빡한 채 출근하는 모습으로 전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동희 한국사진기자협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장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입구에 걸린 사진 한장 앞에 한참동안 멈춰섰다. '수면위로 드러난 진실은'이라는 제목의 세월호 인양 당시를 프레임에 담은 사진이었다.
문 대통령은 목포 신항만에 접안해 있는 반잠수선에 실려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의 모습을 보며 아무런 말 없이 한참동안 물끄러미 응시했다.
문 대통령은 빗속에 폐지를 줍다가 주저 앉은 노인의 고개숙인 사진을 보며 "저도 인터넷으로 봤다"며 "이 사진 자체만 해도 폐지를 줍는 노인의 고단함과 치매에 대한 국가책임을 다시 한 번 절실하다는 것을 절실히 알려주는 사진으로 기자의 안타가운 마음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5·18기념식에서 유족을 안아주던 사진을 보면서는 "이 사진이 담고 있는 여러가지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이 분이 이 때는 제게 기대 펑펑울었다. (어깨가) 들썩들썩 할 정도였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해 12월 중국 방문 당시 충칭 임시정부 청사 계단에서 문 대통령과 수행원이 기념촬영한 사진과 임시정부 요인들이 찍은 사진을 대비되도록 배치해 이달의 보도사진상을 받은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의 '그날처럼'도 문 대통령의 시선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 사진을 찍고는 이 사진(임시정부 요인들)을 떠올렸다는 게 굉장히…"라고 평가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 홀로 달리는 우리 선수를 응원하는 북한 코치진의 모습을 담은 연합뉴스 신준희 기자의 사진을 보고 문 대통령은 "사진 한 장이 보여주는 감동이나 메시지가 백 마디 말 이상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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