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제주 4.3 사건이 70주년을 맞았다. 그 당시에만 3만여 명의 힘없는 도민들이 희생됐다. 부상자들도 무수히 많았다. 그중 '무명천 할머니'로 불리는 故 진아영 할머니도 포함된다.
故 진아영 할머니는 1949년 1월 12일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에서 토벌대가 쏜 총에 맞아 아래턱을 잃어 제대로 말하지도 먹지도 못한 채 살아야만 했다.
무명천을 얼굴에 두르고 살아 '무명천 할머니'로 불리던 故 진아영 할머니는 갖은 후유 장애를 앓다가 지난 2004년 9월 아흔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현재 故 진아영 할머니의 생가는 진아영할머니 삶터 보존위원회 회원들로 인해 현재까지 유품 등이 잘 보존되고 있다.
'제주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남로당 제주도당과 미 군정 간의 충돌 과정에서 민간인이 대대적으로 학살된 가슴 아픈 역사다.
학계 자료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제주 마을 109개가 사라졌고, 정부가 확정 발표한 희생자 수만 1만 4000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희생자는 제주도 인구의 10%에 달하는 3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86%가 군경 토벌대에 의해, 14%가 무장대에 의해 각각 학살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희생자 추념일' 추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저는 오늘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 더는 4·3의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한 후 12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4.3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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