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3일 4월 임시국회를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과 연계하자 이에 반발해 국회 본회의는 물론 상임위원회 일정, 추가경정예산안 논의까지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만 개헌안 협상을 위해 국회 헌법개정및정치개혁특별위원회엔 참석한다는 입장이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4월 국회와 관련해, 민주당이 방송장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본회의 및 상임위, 추경안 논의도 중단하기로 했다"며 "다만 개헌안 협상을 위한 헌정특위는 계속하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방송법 개정안은 지난 2016년 7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대표 발의해 민주당 의원 전원과 당시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 해당 법안은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을 추천하는 한국방송공사이사회 이사를 여당이 7명, 야권에서 6명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 이사회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은 발의 직후 자유한국당의 반발로 인해 처리가 지연됐으나, 정권이 바뀐 뒤엔 민주당이 처리를 미루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식과 보편성을 뒤집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개헌과 민생, 개혁입법의 결실을 맺어야 할 4월 국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져야 할 여당의 자세는 없고 오만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앞으로는 정권의 방송장악 금지법이라고 명확히 하겠다"며 "민주당이 방송장악금지법을 미루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어제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회동에서 민주당은 느닷없이 공수처법을 처리해야 방송장악금지법 처리를 합의해 줄 수 있다고 나왔다"고 밝힌 그는 "민주당은 집권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입장을 바꿨다. 역대급 말바꾸기, 오만함의 극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방송의 중립성과 공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피부로 느꼈다"며 "야당일 때는 정권의 언론 장악 악순환을 걷어내야 한다더니 여당이 되면 발로 걷어차도 되느냐. 방송장악금지법 안 한다고 한국당을 비판하던 결기는 어디 갔느냐"고 민주당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방송의 편향성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4월 국회가 개헌과 민생, 개혁 입법의 결실을 맺느냐의 여부는 민주당의 태도 변화와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도 '부적격' 의견을 명기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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