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6년만에 절정의 인기를 달리던 방송인 김생민의 미투 폭로가 터지면서 향후 그의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 지난해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을 통해 비로소 전성기를 맞은 그는 1년도 안 돼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이런 가운데, 사건 당시인 2008년 연예정보프로그램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중견 작가 김모 씨의 또다른 증언이 관심을 받고 있다.
김 모씨는 더 팩트를 통해 "김생민은 방송하면서 종종 있던 회식자리에 가는걸 피했다. 술은 좋아하고 잘 마시는 편이지만 아내가 회식자리 가는걸 극도로 싫어했다고 들었다. 당시는 결혼한 지 2년밖에 안된 신혼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일하면서 늘 착하고 점잖은 모습만 봤던 터라 성추행 얘기를 들었을때 솔직히 많이 놀랐다. 다만 아무리 술에 취했더라도 해야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할 행동은 분명히 있고, 용서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면 안타깝지만 지금이라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송관계자에 따르면 김생민은 성추행 사실이 폭로된 2일 오후 가까운 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세상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해도 용서되지 않을 것같다, 도끼로 내 발등을 찍었다"며 펑펑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진다.
앞서 2일 디스패치는 방송사 스태프였던 A씨가 10년 전 2008년 한 방송 프로그램 뒤풀이 자리에서 김생민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프로그램 제작진 측에 항의했으나 직접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고 결국 방송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김생민은 당시 피해자 중 한명을 만난 자리에서 "미안합니다. 제발 용서해주세요. 제가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들릴 것 같아서,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고 소속사인 SM C&C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시켜 드려 정말 죄송하다. 저의 부족한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으셨을 그 분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무겁고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성실한 이미지와 절약정신으로 지난해부터 인기를 얻으며 '제1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생민은 수많은 광고계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해 말부터 찍은 광고는 약 17편에 달하고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만 지상파·종편·케이블을 포함해 10개다.
결국 '김생민의 영수증' 폐지가 확정됐고 '짠내투어'를 포함한 모든 방송활동이 중단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미 계약된 광고 일부에 대해 위약금까지 물 처지에 놓였다. 그는 이번 성추행 사건으로 너무 많은 걸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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