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어요.”
가격인상이 절실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원재료 값 폭등과 임대료 상승, 특히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한 최저임금에 대한 부담이 매장운영에 큰 걸림돌로 부상했다.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치킨 시장 1위 ‘교촌’의 지난해 매출은 3188억원이다. 전년보다 9.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bhc 매출은 전년보다 2.8% 오른 2391억원, BBQ는 7.1% 상승한 2353억원으로 추정된다. 2016년 치킨 업계 2위로 올라선 bhc는 지난해도 2위를 수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교촌치킨 6∼7%, BBQ 8∼9% 수준이다.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bhc는 전년도 영업이익률이 20%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해, 두 업체 이상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치킨가격 인상에 실패하면서 본사와 달리 대부분의 가맹점 수익성은 악화됐다. 국민간식이란 명분으로 치킨 자체는 잘 팔리지만, 고정비용인 최저임금과 임대료는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평균 1만30000원에서 1만8000원인 치킨 값에는 과거와 달리 시대 변화에 따른 지출 항목이 더 많아졌다. 급격히 오른 재료 원가와 임대료, 인건비는 물론이고 ‘배달 대행 수수료’가 붙었다. 배달 앱이 등장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추가된 것이다.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점주 A씨는 “밖에서 보면 돈 주고 배달 보내는 곳이 갑이라고 하겠지만 실제로는 배달대행사가 치킨업체에 갑"이라며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배달대행 업소에 주문을 까다롭게 하면 회원사 목록에서 빼버리겠다는 등 협박도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치킨집에서 배달이나 주방 업무는 이미 2~3년 전부터 시급 1만원 이상 조건이었지만 사람 구하기 쉽지 않고, 그 마저도 최근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며 “가족이 모두 동원해 일하거나 점주가 희생해야 그 나마 마진을 챙길 수 있다. 하루 평균 14시간이나 일하니, 가정도 없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주 B씨는 “최근 모바일 앱의 배달 대행 수수료만 건당 4000원이다. 비싸면 5000원 하는 곳도 있다”며 “떡볶이라면 마진이 높아 가능하지만 치킨은 이 정도 배달 수수료를 주고서는 버티지 못한다.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쉽사리 가격인상을 단행할 수 없는 처지다. 가맹 본부 관계자는 “사실 가격 인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도 아닌 소비자 저항이다. 과거와 달리 올해는 직접적 매출타격까지 염려되는 상항이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업체마다 눈치는 보고 있지만 육가공 업체와 가맹점 등 상호 이익을 고려했을 때 올해는 가격 인상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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